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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이란·우크라·걸프전의 디코이 전술…‘가짜 무기’가 수백만달러 미사일을 잡아먹는 전장 경제학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이란의 풍선 탱크와 전투기 그림, 우크라이나 전선의 ‘가짜 하이마스’와 이케아식 조립 디코이(decoy·기만체), 걸프전 이라크의 모조 포대까지, 값싼 허상이 고가 무기를 소진시키는 디코이 전술이 현대전의 숨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AP·로이터·더타임스 등의 보도와 해외 군사 블로그, SNS 기반 OSINT 자료에 따르면, 이란이 중국산 공기주입식 군용장비(디코이)를 대량 도입해 방공포대·전차·전투기 모양의 모형을 배치하고, 활주로에 전투기 실물이 아닌 그림을 그려 정찰과 표적 선정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정황은 다수의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런 디코이들은 개당 수백~수천달러 수준으로 제작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미군과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정밀유도무기, 예컨대 ‘토마호크’급 순항미사일이나 공대지 미사일은 한 발 가격이 수백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 미국 국방예산 자료와 군사 분석 보고서에서 제시돼, ‘단가 비대칭’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란 전장에서는 “몇 발이 실제로 디코이에 낚였는지”를 보여주는 서방 측 공식 수치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 무기 소모량을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이란전쟁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사례와 경제성이 해외 통신사와 유럽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로이터·AP 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체코 디코이 전문업체 인플라테크(Inflatech Decoys)는 우크라 전쟁 발발 이후 디코이 생산량이 100% 이상 늘고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플라테크 CEO 보즈테크 프레서(Vojtech Fresser)는 “150~200m 거리에서 맨눈으로 보면 진짜 전차인지 풍선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적군이 풍선에 값비싼 미사일을 쏘게 하고 실제 무기를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군사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실제 가격이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미제 M777 155mm 곡사포의 경우, 하수 파이프와 목재를 활용한 ‘가짜 M777’은 1000달러 이하로 제작 가능하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런 디코이를 전선에 뿌리자 러시아군은 이를 정찰 드론 영상만 보고 실제 포병전력으로 오인해 고가 미사일을 다수 소모한 사례가 서방 군사분석가들의 전장 리뷰에 등장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군이 챌린저2 전차, AS-90 자주포, 스타스트리크 방공미사일 발사차량 등을 본뜬 ‘이케아 스타일’ 조립식 디코이 키트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와 이를 인용한 영국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이 키트는 정찰드론·위성·적외선 탐지·전자신호 탐지에도 실제 장비와 유사한 패턴을 내도록 설계돼,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앞에 있는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렵도록” 만들어졌다.

 

영국 국방부 관계자는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자국이 우크라이나의 첨단 지대공 시스템 ‘레이븐’을 파괴했다고 주장한 사례 가운데 일부는 실제 전력 대신 디코이를 파괴하고도 눈치채지 못한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역시 정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방 당국이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일부 격파 성과는 디코이에 대한 것”이라고 시사한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코이 전술의 경제성은 걸프전 사례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걸프전 관련 서방 군사 분석과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논문에 인용된 미국 측 자료에 따르면,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 동안 연합군은 이라크군 장갑·포병 전력을 목표로 약 3000발의 정밀유도탄을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약 500발이 모조 표적과 잘못 식별된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군은 차량·포대 모형, 가짜 레이더, 심지어 열원까지 활용한 디코이를 대량 배치해, 연합군이 위성·항공정찰 영상만으로는 실제 전력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이라크는 전차 50여대 정도만 실제로 파괴당하고도 상당수 전력을 후방으로 빼돌리는 데 성공했고, 연합군은 수백발의 고가 유도탄을 ‘헛방’으로 날린 셈이 됐다.

 

물론 당시에도 정확한 디코이별 “미사일 1대1 소모량”까지는 기밀로 남아 있지만, 전체 유도탄 사용량과 실제 전차 파괴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디코이의 효용이 계량적으로도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해외 자료를 종합하면, 디코이 전술은 세 가지 공통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단가 비대칭이다. 1000달러 이하의 나무·풍선 디코이가 수백만달러짜리 미사일을 유인하는 구조가 우크라이나와 걸프전 사례에서 반복된다. 둘째, 정보 비대칭이다. 위성·드론·열영상·전자신호 탐지 등 첨단 센서가 동원될수록, 이를 속이기 위한 디지털·전자신호형 디코이가 함께 진화하면서 상호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셋째, 심리전 효과다. 러시아군이 “우크라 방공시스템을 파괴했다”고 선전했지만 실은 디코이였을 수 있다는 영국 측 언급처럼, 디코이는 적의 전력 평가와 전황 인식을 왜곡시키는 심리적 파급력을 갖는다.

 

해외 글로벌 군사전문가들은 "이란의 풍선 포대, 우크라이나의 이케아식 가짜 탱크, 걸프전 모조 포대는 모두 수치상으로 연합군·러시아군의 유도탄 일부를 허공으로 날려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다만 이란 전선의 구체적 무기 소모량은 여전히 블라인드 스폿으로 남아 있어, 향후 미군 전사(戰史)나 군사연구 보고서가 추가로 공개돼야 비로소 정량적 비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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