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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내궁내정] 창립일 '11월 1일'에 뭉친 '1등 DNA'…삼성전자·KB국민·대우건설·대상·LF·한진·하나투어·롯데자산개발·동아대·공주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별 국내 1위 기업들의 창립기념일이 11월 1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1위 기업들과 이름만 대면 알만한 큰 기업들의 창립기념일이 공교롭게 11월 1일이라니 놀랍다"면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강한 바람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주요 대기업과 기관들이 ‘11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선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날짜 이상의 전략적, 상징적 의미가 숨겨져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KB국민은행, 대상, LF(LG패션), 한진그룹, 대우건설, 하나투어, 롯데자산개발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업과 대학, 기관이 11월 1일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으며, 혁신과 소속감, 성장의 에너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날짜 선택은 기업의 성장과 정체성을 되새기며, 직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한다. 이런 기념일이 직원 동기부여와 몰입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11월 1일 창립일, '1'에 담긴 의미와 실용성


11월 1일이 한국 내에서 특별한 ‘창립기념일 성지’로 자리 잡은 것은 회계연도 종료와 새해 경영계획 수립 시기와 맞물려 있다. 10월에 결산이 마무리되고 11월 초를 기점으로 사업계획과 조직 재정비가 이뤄지는 관행과 밀접하다. 이런 경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글로벌 대기업, 기관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특히 한 금융계 관계자는 “11월 1일, 숫자 ‘1’에서 연상되는 ‘새 출발’ ‘1등’ 이미지가 1위 기업들의 성공 열망과 맞물린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KB국민은행, 하나투어 등은 ‘합병’이나 ‘사업확장’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 맞춰 창립기념일을 11월 1일로 일부러 지정하거나 조정한 사례다.​

 

11월 1일 창립일 리스트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KB국민은행, 하나투어, 대상, LF, 롯데자산개발, 한진, 대우건설 등의 창립일이 이 날이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13일 설립된 ‘삼성전자공업㈜’이 그 시작이다. 하지만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과의 합병을 통해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하며 창립기념일을 11월 1일로 변경했다. 이병철 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경영 철학을 강조하며 반도체를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포부를 내세웠고, 이는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1963년 2월 '국민은행' 상호로 처음 설립됐다. 이후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의 대등 합병을 통해 2001년 11월 1일 설립됐다. 이 날짜는 합병을 통해 새로운 KB국민은행이 탄생한 날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신뢰도를 강화하며 ‘대한민국 대표 금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날을 기념일로 삼았다.

 

대상은 전쟁 직후 한국 농업과 식품산업을 부흥시키고자 1956년 설립, 11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당시 농업 중심의 한국 경제를 반영해 이날을 창립일로 삼았으며, 농작물 수확이 끝난 시기에 새로운 산업화를 도모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됐다. 한국의 식품 산업을 대표하며 성장해 온 대상의 역사와 맞물려, 11월 1일은 농업과 산업화를 잇는 상징적인 날짜로 남아 있다. 
 
한때 사돈 관계였던 삼성전자와 대상의 창립기념일이 같은 것도 흥미롭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대상그룹의 임세령 부회장은 1998년 결혼했으나, 11년 만인 2009년 합의이혼한 바 있다.

 
30년 이상 여행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하나투어의 창립기념일 역시 11월 1일이다. 하나투어는 국일여행사(현 모두투어)에서 독립해 국진여행사를 설립한 1993년 11월 1일을 창립일로 삼고 있다. 국진여행사는 1996년 하나투어로 상호를 변경했다. ‘한국인의 세계 여행’이라는 비전을 앞세워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던 시기에 신속한 글로벌화 전략을 통해 한국인의 해외여행 문화를 선도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창립기념일(11월 1일)의 숫자가 모두 상호명인 '하나(1)'"라며 "숫자 1에 부여된 많은 의미 때문에 선호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패션부문에서 업계 1위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의류패션업체 LF(LG패션), 롯데월드와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 개발 및 운영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자산개발,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창립기념일도 11월 1일이다.
 
또 대우건설도 1973년 11월 1일에 설립됐다. 2023년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은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이 이룩한 빠른 경제 성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압도적인 주택 공급으로 국민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친환경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통해 주거문화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왜 11월 1일인가…조직문화·성과관리와 경영 철학까지


11월 1일을 창립일로 택하는 관행은 단순히 연말 결산과 사업계획 시즌에 유리하다는 실용적 이유를 넘어, 조직 내부 결속력 강화를 도모하는 상징적 효과도 갖는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가들과 HR연구결과에 따르면, 창립기념일은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몰입도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단순한 '회사행사' 혹은 휴무 이상으로, 조직 성과와 소속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창립기념일은 현대기업에서 회사 미션·비전 재정립과 자긍심 고취, 새로운 시장 리더십 선언의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미국 대기업과 글로벌 금융기관도 회계 연도와 조직 전체 변화를 11월 전후로 배치하는 사례가 많다.​

 

창립일과 산업별 변화 전망


11월 1일은 단순한 날짜를 넘어서 '대한민국 산업계, 교육계, 금융계의 상징'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의 전략적 DNA와 성장 기세, 내부 결속과 외부 신뢰의 전환점이 바로 이날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에도 계열사 분할, 신설 법인, 기관의 창립이 몰리는 ‘11월 1일 현상’은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이어질 전망이다.
 

 O.C. Tanner 연구는 "조직의 성과와 주요 기념일을 공개적으로 축하하면 직원들이 더 큰 소속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Donut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가 직원들의 시간 기반 성과를 인식하고 축하할 때 생산성과 고용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직원들이 자신이 소속된 회사가 자신을 진심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소속감과 인정은 단순히 물질적인 보상보다 장기적인 성과와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R전문가 로라 토마스는 “미국 기업들은 창립기념일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하고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창립기념일을 활용해 고객 및 파트너와의 관계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History Factory의 창립자인 브루스 웨인드러치도 "창립기념일은 단순한 축하를 넘어 회사의 장기적 목표와 비전을 다시금 강조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직원들에게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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