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근 글로벌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라색 바나나’가 현실에서 존재하는지에 대한 호기심과 논쟁이 뜨겁다.
정답은 ‘보라색 바나나’라는 이름의 품종은 존재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강렬한 보라색’의 식용 바나나는 자연계에서 확인된 바 없다. 일반적인 노란색 바나나와는 다른 독특한 품종으로, 보라색 바나나와 함께 빨간색 바나나도 있는데, 이들은 모두 먹어도 안전하며 각각 독특한 맛과 영양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Musa ornata 등 품종 분류 및 색소 연구: Oxford Academic(2024), 위키피디아, 레드 바나나의 국가별 영양 데이터: Healthline, Times of India, IFLScience, Gardenia, ABC15, Harvard Nutrition Source를 기초로 다양한 국내외 과학 논문 및 기사를 종합해 보라색 바나나의 실체, 유사 품종의 생태와 영양, 그리고 미디어에 나타나는 왜곡까지 알아봤다.
진짜 보라색 바나나의 실체와 식물학적 기록
대표적으로 알려진 ‘보라색 바나나’는 학명 Musa ornata로, 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관상용으로 재배된다. 식물학적으로 꽃과 포(苞)는 분홍~보라색 계열이지만, 실제 열매는 짙은 보라색이 아니라 ‘분홍’ 또는 ‘자주’빛에 가깝고 씨가 많아 식용으로는 부적합하다.
Musa ornata에 관한 2024년 논문에 따르면, 이 품종은 색소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풍부해 전체적으로 분홍이나 연보라 계열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식물체는 1.5~3m의 소형이고, 꽃차례와 열매 껍질이 장식적으로 아름답게 피어난다.

유사 품종: 레드·블루 바나나의 현황과 영양
보라색 바나나의 근연종으로 레드 바나나(Red Banana)와 파란 바나나(Blue Java Banana)가 있다. 레드 바나나는 과피(껍질)가 빨간색 또는 자줏빛을 띠며, 안토시아닌, 베타카로틴, 비타민 C, B6, 칼륨이 풍부하다. 100g당 열량은 90kcal, 칼륨은 9% RDI, 비타민 B6는 28% RDI, 비타민 C 9% RDI, 식이섬유 3g을 제공한다.
파란 바나나(블루 자바)는 성숙 전에는 푸른빛, 익으면 은색~흰색으로 바뀌며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 비슷한 식감이 특징이다. 역시 칼륨, 비타민 B6, C,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100g당 평균 칼로리는 110kcal 전후다.
미디어와 SNS 상의 ‘보라색 바나나’ 허구
국내외 사진 커뮤니티, 유튜브, SNS에 올라오는 ‘강렬한 보라색 바나나’ 이미지는 대부분 AI 이미지 합성 또는 포토샵 등 편집물임이 전문가들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상품설명이나 정보 제공 사이트의 실물 사진은 연한 보라색, 분홍, 레드 계열이 다수지만, 실제 ‘진한 보라색’ 열매는 식용 목적으로 존재하지 않거나 관상용 소과(小果)에 한정돼 있다.
영양학적 가치 및 건강 정보
일반 바나나(황색)는 100g당 평균 89kcal, 탄수화물 22.8g, 칼륨 358mg, 비타민 B6 0.4mg, 비타민 C 8.7mg, 식이섬유 2.6g을 포함한다. 레드 바나나는 이 수치보다 미량 높거나 비슷하지만,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물질의 함량이 비교적 많다. 블루 자바 바나나 역시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심혈관 건강, 소화기계 건강 증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는 세 품종 모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 의견
즉, 보라색 바나나는 식물학적으로 실재하는 품종(특히 Musa ornata)이 있지만, 상업적 식용 바나나는 아니고 ‘강렬한 보라색’은 인위적 이미지에 가깝다는 것이 다수 국외 학계와 미디어의 평가다. 식용으로는 레드 바나나, 블루 자바 바나나가 존재하며, 영양 및 건강 측면에서 일반 바나나 대비 우수한 일부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