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7 (일)

  • 흐림동두천 22.7℃
  • 흐림강릉 20.5℃
  • 흐림서울 22.9℃
  • 맑음대전 28.2℃
  • 흐림대구 21.5℃
  • 울산 19.5℃
  • 구름많음광주 28.8℃
  • 부산 22.9℃
  • 구름많음고창 27.8℃
  • 흐림제주 22.4℃
  • 흐림강화 22.6℃
  • 맑음보은 25.1℃
  • 구름많음금산 28.2℃
  • 흐림강진군 27.3℃
  • 흐림경주시 19.4℃
  • 흐림거제 22.9℃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지구칼럼] "식물도 생물다양성에 의해 형성되는 화학적 네트워크 통해 소통"…생물다양성 상실, 생태계 붕괴 위기 가속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식물은 서로 일대일로 대화하지 않는다. 대신 광범위하게 연결된 화학적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며, 이러한 보이지 않는 대화의 풍부함은 주변 종의 다양성에 직접적으로 달려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된 연구는 "식물의 화학적 소통이 일련의 개별적 교류라기보다는 군집 전체의 방송 시스템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생물다양성 손실이 생태계 전체를 어떻게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pnas.org, discovermagazine, ice.mpg, idw-online, the-jena-experiment, functionalecologists, phys.org에 따르면, 막스 플랑크 화학생태학 연구소와 킬 대학교 연구팀이 독일 예나 실험(Jena Experiment)의 초원 생태계에서 실시한 야외 실험 결과, 식물 군집의 종 다양성이 높아질수록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방출량과 종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종 다양성 1종에서 60종에 이르는 80개 이상의 플롯에서 투명 케이지와 개별 플라스틱 백을 이용해 군집 전체와 질경이(Plantago lanceolata) 개체의 VOC를 정량 분석했으며, 고다양성 플롯에서 VOC 총량이 저다양성 플롯 대비 최대 2배 이상 방출되고 화합물 다양성 지수(Shannon index 기준)가 1.5배 높아진 수치를 기록했다.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2026년 1월 15일 게재된 이 논문(Pamela Medina van Berkum 등)은 "종 다양성 증가 시 군집 수준 VOC 방출이 복잡해지며, 이는 개체 수준 신호에도 간접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예를 들어, 녹색 잎 휘발성 물질(GLV)이 풍부한 이웃 식물이 많은 환경에서 질경이는 자체 GLV 방출을 30-50% 줄였으나, 테르펜(terpenes) 중심 이웃에서는 테르펜류 신호 다양성이 4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개별 교류가 아닌 '네트워크형 방송'으로 작동하는 식물 화학 소통의 본질을 드러내며, 고다양성 초원에서 확인된 VOC 종류는 50종 이상으로 저다양성 대비 2-3배 많았다.

예나 실험, 20년 장기 데이터로 입증한 '숨겨진 네트워크'


세계적 장기 생물다양성 연구인 예나 실험(2002년 시작, 2026년 기준 24년 차)은 종 다양성 구배(1, 4, 16, 60종)를 인위 조성한 초원 플롯을 통해 생태 기능을 탐구해 왔다. 이번 연구는 이 실험의 '휘발성 물질 프로젝트' 일부로, 기존 온실 연구의 한계를 넘어 야외 조건에서 VOC를 포집·분석한 최초 사례다.

 

연구원 파멜라 메디나 반 베르쿰(Pamela Medina van Berkum)은 "자연 생태계에서 식물은 수십 종과 공존하며 상호작용하므로, 1-2종 이웃 실험으로는 네트워크 효과를 포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분석에 사용된 최첨단 기기(GC-MS 등)는 VOC 농도를 ng/g 잎 무게당으로 정량화했으며, 고다양성 플롯의 테르펜류(α-pinene, β-pinene 등) 방출량이 monoculture 대비 평균 2.5배 높아 pollinator 유인 효율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iscover Magazine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신호 복잡화는 초식동물 방어와 토양 미생물 상호작용을 강화하지만, 다양성 50% 감소 시 VOC 네트워크 안정성이 60% 이상 저하될 수 있다.

보전 전략, '다양성 복원'으로 화학 네트워크 되살리기

 

연구 수석저자 지빌레 운지커(Sybille Unsicker) 킬대 식물학 교수(전 MPG Plant-Environment Interactions 그룹 리더)는 "생물다양성 손실은 종 멸종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화학 소통망을 파괴해 생태계 기능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저다양성 환경에서 VOC 감소는 수분 매개자 유인율 20-40% 하락과 초식 피해 증가를 초래할 전망이며, 이는 기후 변화와 결합 시 생태 불안정성을 가속화한다.

국제 매체 반응도 뜨겁다. Phys.org는 "지속가능 농업(플라워 스트립), 작물 다양화, 제초제 감축으로 VOC 네트워크를 복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IDW(독일의 과학정보 서비스, Informationsdienst Wissenschaft e.V.)는 후속 연구로 곤충 유인 패턴 변화를 탐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환경부의 생물다양성 전략(2025 보고서)과 연계 시, 국내 초지·농경지 다양성 증진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향후 생태 기능 영향 실험을 예고하며, "VOC의 생태적 중요성 규명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수"라고 밝혔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3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공간혁신] ‘몽골 유한킴벌리숲’ 복원사업, 생태학적 정량성과 첫 '도출'…AI와 위성 데이터로 GPP 21년간 2.1배 증가 '입증'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이제훈)는 사막화 방지 활동의 일환으로 20년 넘게 이어온 ‘몽골 유한킴벌리숲’ 복원 사업의 생태학적 정량 성과를 처음으로 도출했다고 5일 밝혔다. 유한킴벌리는 2003년부터 몽골 정부, 평화의숲, 지역시민과 협력하여 대규모 산불로 사막화가 가속화되던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에 1,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고 가꿔왔으며, 이를 통해 서울시 송파구 면적(여의도 11배)에 이르는 3250ha의 광활한 숲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장기 조림 사업의 성과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동안 심은 나무의 그루 수나 조림 면적과 같은 지표는 모니터링 할 수 있었지만, 해당 숲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사업의 실효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한킴벌리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인 메타어스랩과 협업해 AI 기반 위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21년(분석 기간: 2003년~2024년)에 걸친 숲의 변화를 수치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분석은 그동안 환경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검토되어 온 자연복원과 인공조림의 효과 중, 조림 사업의 가치를 과학적 근거로

[지구칼럼] 소설·애니·영화 속 개미의 캐릭터와 메타포…철학자·저항자·슈퍼히어로로 '인간 대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소설, 슈퍼히어로 영화, 애니메이션, 고전 SF 공포물까지. 서사 속 개미들은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등장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언제나 개미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1. 『개미』: 철학자·과학자로 재탄생한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서 개미들은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철학·과학 체계를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인간과 개미의 서사가 교차 편집되는 구조 속에서, 작가는 개미 사회의 집단지성·정보 공유·윤리 체계를 통해 인간 문명의 오만과 취약성을 비춘다. 이화여대의 관련 논문은, 『개미』가 “곤충 관찰과 생태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과학소설이자, 인간과 모든 생명체가 살고 있는 우주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작품”이라고 분석한다. 과학적 디테일(페로몬, 분업, 개체수)과 철학적 질문(의식, 문명의 한계)이 결합되면서, 개미는 ‘작은 기계’가 아니라 ‘작은 철학자’로 그려진다. 2. 애니메이션 ‘Antz’…개인 vs 집단의 철학 드라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Antz(1998)’에서 주인공 Z는 7만9,654번째 일개미로, 전체주의에 가까운 군체 사회에서 자신의 개성과 자유를

[지구칼럼] "지구상 가장 완벽 생명체" 개미의 치명적 약점 '앤트밀'…집단지성의 딜레마, 죽음의 소용돌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개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생명체 가운데 하나지만, 동시에 놀라울 만큼 치명적인 ‘버그’를 안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집단지성이 한 번 비틀리는 순간, 앤트밀처럼 죽음의 소용돌이로 추락하는 시스템적 취약성이 그것이다. 앤트밀(Ant mill)은 수백~수천 마리의 개미가 끝없이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다가 과로사·아사로 죽어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또는 ‘죽음의 회오리(dance)’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주로 시력이 거의 없는 군대개미류에서 관찰되며, 직경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원형 소용돌이를 이루기도 한다는 보고가 반복된다. 원인은 개미의 핵심 장점이기도 한 페로몬 네트워크의 오류다. 선두 개미가 급격히 방향을 틀거나 잘못된 경로로 진입했을 때, 뒤따르던 개미가 앞 무리의 흔적을 기존 경로로 오인해 그대로 따라붙고, 이 경로가 완전한 원을 이루면 전체 무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는 ‘자기 참조 루프’가 만들어진다. 시력이 발달한 일부 종은 주변 환경을 보고 오류를 인지해 벗어나지만, 군대개미처럼 눈이 거의 퇴화한 종은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에, 외부 교란(비,

[지구칼럼] 개미가 보여준 침략과 전쟁의 메타포…"불개미 상륙, 군대개미 행군, 일개미 운반"의 군사학 전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남미에서 온 불개미는 전 세계 항만과 공항을 따라 북상했고, 열대우림의 군대개미는 숲의 먹이사슬을 통째로 재편하는 ‘이동하는 무장 행렬’로 기록된다. 생태계의 침략자이자 생태 시스템의 전술가로서, 이들의 행태는 인간의 전쟁과 침략을 떠올리게 만든다. 1. 불개미, 항구에서 상륙한 ‘붉은 군단’ 불개미(Solenopsis invicta)는 남미 원산 침입종으로, 북미·아시아·오세아니아 등으로 확산되며 농업·도시 환경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강한 독침과 공격성을 갖고 있어, 사람과 가축에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제 자연보전연맹(IUCN)은 불개미를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종’ 가운데 하나로 분류한다는 사실이 반복 보고돼 왔다. 침입 경로와 확산 양상은 군사 작전을 닮았다. 컨테이너·목재·토사 속 여왕개미와 일개미 집단이 항만과 공항을 통해 상륙하고, 주변에 위성 둥지를 만들며 방사형으로 영역을 넓힌다. 사람의 물류 네트워크는 이들에게 사실상의 군사 보급로다. 불개미를 둘러싼 국제 방제 협의체와 검역 시스템은, 현대 생태 전쟁의 최전선이라 할 만하다. 2. 군대개미, 숲을 휩쓰는 ‘이동 전선’ 군대개미(arm

[공간사회학] “백화점 천장은 왜 무너지나?” 공간사회학적 균열의 '민낯’…갤러리아百·현대百·롯데百·NC(뉴코아) '붕괴 흑역사'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참혹했던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에도 한화 갤러리아 타임월드 칼부림 흉기난동 사건에 이어 백화점 붕괴 사고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실시 등에 관한 지침」을 통해 건축물의 안전점검·정밀안전진단·성능평가 세부 기준을 제시하고, 2025년 9월 일부 개정을 통해 관리 지침까지 보완했다. 그럼에도 백화점 붕괴사고의 반복에는 근본적인 설비·마감 시스템 개선보다 '사후 봉합 + 영업 유지'가 우선시된 ‘안전문화’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삼풍백화점 사건' 30년 이후에도 계속되는 백화점 사고에 시민들 불안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는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친 최악의 인재로 기록돼 있다. 당시 조사 결과, 지붕 마감 하중이 설계 하중(90㎏/㎡)을 255㎏/㎡ 초과한 345㎏/㎡에 달했고, 기둥·슬래브 연결철근 정착 불량, 무단 구조 변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했다. 이 사건은 “건물 전체 붕괴”였지만,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는 ‘지붕·천장 하중 관리 실패’라는 점에서 오늘의 천장 붕괴 사고들과 구조적으로 같은 계열에 있다. 2026년 5월 31일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