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대만반도체제조공사)가 2025년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38%를 기록하며 1년 전 31%에서 크게 상승,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했다.
Focus Taiwan, Ainvest, TrendForce, MLQ.ai, Cathay Financial에 따르면, 이같은 실적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첨단 반도체 공정 가동률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특히 3나노미터(nm) 공정의 빠른 확대와 AI GPU 생산에 쓰이는 4nm, 5nm 노드의 높은 활용률, 그리고 CoWoS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확장이 성장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했다.
TSMC는 올해 말부터 2nm 공정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대만 내 대표 고객인 미디어텍(MediaTek)도 이 첨단 공정을 채택, TSMC의 기술력과 시장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에 따라 CoWoS 패키징 생산능력은 2025년 말 월 6만5000~7만5000 웨이퍼 수준에서 2026년 10만장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전체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약 19%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417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TSMC 단독으로는 302억4000만 달러(약 38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중국 SMIC를 크게 앞섰다.
TSMC CEO C.C. 웨이는 "AI 칩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2025년 연간 매출 성장률을 24~26%로 전망했다. 이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지속 상승하는 데 따른 것으로, 주요 고객사로는 엔비디아와 애플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만 증시 역시 이 영향을 바탕으로 지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16일 대만증권거래소 가중주가지수는 272.48포인트(1.07%) 상승한 25,629.6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TSMC 주가는 장중 1,285대까지 오르며 종가 기준 NT$1,280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상승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와 연계되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9일 연속 순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입은 풍부한 유동성 및 대만달러 강세가 시장 모멘텀을 강화해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을 지속시켰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는 대만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상향 조정하며, AI 관련 수출 호조가 성장 견인의 주역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간 소비는 다소 약화된 모습이며, 2026년에는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만 중앙은행은 견조한 경제 상황과 인플레이션 둔화로 당분간 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혀 금리 인하 기대와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TSMC와 대만 증시 모두 AI 수요가 끌어낸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하며 동시에 연준 통화 정책 기대감에 힘입은 투자심리 개선이 맞물려 상승 랠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