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는 어디일까?
스위스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소득을 반영했을 경우엔 2위인 아르헨티나가 1위로 올라선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6개월마다 발표하는 빅맥지수에서 스위스에 이어 아르헨티나가 세계 2위를 차지했다고 현지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빅맥지수는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에서 팔리는 빅맥 햄버거 가격을 각국의 공식 달러 환율로 환산해 미국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지수로 각국 통화의 구매력(PPP), 환율, 물가 등을 비교하는 데 사용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86년 고안했으며, 미국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한 수치를 매년 1월과 7월 6개월마다 발표한다.
현지 언론은 31일(현지시간) 2025년 1월 이코노미스트가 공개한 빅맥지수를 인용, 아르헨티나의 빅맥 가격이 현지화로 7300페소라고 보도했다. 이를 공식 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6.95달러(1만1300원)에 해당한다.
1위는 스위스(7.2프랑)다. 미국 빅맥 가격 5.79달러(8400원)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스위스 프랑은 달러 대비 38%, 아르헨티나 페소는 20.1% 고평가 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빅맥 지수가 높은 나라는 환율이 고평가, 낮은 나라는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 빅맥 가격의 비교인 만큼 각국의 소득 등 다른 경제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적용해 빅맥지수를 비교할 때 아르헨티나가 세계 1위라고 전했다. 스위스는 2위, 우루과이는 3위다. 아르헨티나의 물가가 국민 소득에 비해 살인적으로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아르헨티나가 빅맥지수 세계 2위 그리고 GDP를 감안한 빅맥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현지화 페소 가치가 최소 미국 달러 대비 20.1% 평가절상되었으며, 국민 소득에 비해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높다는 것을 뜻한다.
2023년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물가 상승 억제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환율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환율을 조정하는 크롤링 페그 제도(점진적인 환율 평가 방식)를 취하고 있다.
IMF는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절상됐기 때문에 평가절하를 통해 적절한 환율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권고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반대하며 월 2%씩 페소-달러 공식 환율을 올려왔다. 다만 2월부터 크롤링 페그를 월 2%에서 1%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빅맥지수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일부 경제 전문가의 주장대로 현지화 페소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빅맥지수를 발표한 이코노미스트가 밀레이 대통령의 정책을 칭찬했던 만큼, 이번에는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