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윗사람 물음에 답할 때 10,20대 절반 가까이는 ‘예,네’ 대신 ‘넵, 옙, 넹’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거나 싫을 때 강조하는 수식어도 30대 이상에서는 ‘정말’, ‘진짜’, ‘너무’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했으나, 20대 이하에서는 ‘완전’, ‘짱’, ‘개’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전국 15∼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호칭과 일상 표현에 관한 55개 문항을 지난해 7월∼9월 조사해 이같은 ‘국어 사용 실태 조사(어휘)’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연령 및 성별에 따라 각기 다른 어휘를 사용하고 일상 표현에서도 세대별 표현의 선호도가 달랐다.
국민 전체적으로는 ‘네’가 55.8%, ‘예’가 19.9%, ‘넵’이 14.3%, ‘옙’이 5.8%, ‘넹’이 4.1% 순이었다. 하지만 15∼19세는 ‘넵’이 28.2%, ‘넹’이 10.8%, ‘옙’이 6.0%로 늘어났으며 20∼29세도 ‘넵, 옙, 넹’이 전체의 43.1%를 차지했다.
젊은 여성을 부를 때, 높은 연령대일수록 ‘아가씨’를, 반면 나이가 젊을수록 ‘여기요’, ‘저기요’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립국어원은 “성별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중립적 표현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젊은 세대의 일상 대화 호칭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혼 남성이 여성 배우자를 친구에게 소개할 때에는 외래어인 ‘와이프(48.4%)’가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아내(23%)’와 ‘집사람(16.5%)’이 그다음으로 사용됐다. 결혼한 여성이 자신의 남성 배우자를 친구에게 소개할 때에는 ‘남편(52.2%)’이 가장 높은 비율로 사용됐으며 ‘신랑(29.7%)’이 그 뒤를 이었다. 제주권에서는 ‘신랑’이 ‘남편’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친을 부를 때는 ‘어머니(18.5%)’보다 ‘엄마(77.8%)’가 선호됐다.
지역에 따라서도 선택 어휘가 달랐다. 그제, 어제, 오늘을 표현할 때 강원권과 제주에서는 '삼 일'이라는 표현을 선호했지만 전라권에선 '사흘'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도권이나 경상권은 '삼 일'을 더 많이 사용하면서도 '사흘' 역시 비슷하게 즐겨 썼다.
새로 생긴 지역어(신방언)로는 한쪽 다리를 오그리고 다른 쪽 다리는 그 위에 포개어 앉는 ‘양반다리’의 신방언인 ‘아빠다리’가 젊은층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