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비트코인 채굴 관련 상장주들이 인공지능(AI) 사업 전환 계획을 발표하며 이틀간 급등세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비트디어(Bitdeer Technologies)는 AI 컴퓨팅 인프라 확장 소식에 30% 급등해 1년여 만에 주당 27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Bitdeer, IREN, Bitfarms, CleanSpark, Cipher Mining의 발표, Cantor Fitzgerald, Bloomberg, Seeking Alpha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6년 말까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200메가와트(MW) 이상의 AI 컴퓨팅 용량을 구축할 예정이며,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AI 부문에서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비트코인 채굴 섹터 전반에도 강한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상장 채굴기업들의 총 시가총액은 9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불과 두 달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IREN은 최근 완료한 1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이 초과 청약되면서 급등했으며, Bitfarms는 지난 한 주간 66% 급등하는 등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기업이 다수다. Cantor Fitzgerald는 IREN에 대해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가능성을 근거로 100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산업 전문가들은 ASIC 설계, 자체 채굴, AI 컴퓨팅 역량을 결합한 수직 통합형 채굴업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추세는 BlackRock, NVIDIA, Microsoft 등 컨소시엄이 400억 달러 규모의 Aligned Data Centers 인수와 AI 인프라에 최대 1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가속화됐다.
비트디어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래링턴 시설을 비트코인 채굴과 AI 컴퓨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전환 중이며, 이곳은 2026년 3분기까지 570 MW의 전력 용량을 확보할 전망이다. 여기에 노르웨이와 워싱턴주 시설도 GPU 집중형 AI 처리 시설로 전환한다. Microsoft의 데이터센터 부족 현상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채굴업체의 AI 인프라 진출에 대한 지속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과 함께 AI 및 HPC 인프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흐름은 높은 전력 소모와 마이닝 수익성 둔화라는 기존 채굴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금융 시장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Bitdeer의 AI 클라우드 사업은 2025년 9월 이미 800만 달러 연간 반복수익(ARR)을 기록했고, GPU 수는 연말까지 116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신축 비용을 기존 신축 대비 대폭 절감하면서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미래 성장성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모멘텀이 지속된다면 연말까지 비트코인 채굴 섹터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다만, AI 사업 전환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과 기술적 리스크가 상존하므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