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상상(想象)은 언제부터인가 “아무 근거 없이 떠올리는 자유로운 공상”과 거의 동의어처럼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한자 상상(想象)의 뿌리를 더듬어 올라가면, 그 본래 의미는 정반대에 가깝다. ‘견골상상(見骨想象)’이라는 고사에서 보듯, 상상이란 허공이 아니라 코끼리의 뼈라는 단단한 팩트 위에서만 비로소 작동하는 인식 능력이었다. 코끼리 뼈를 보고 코끼리를 그리다…‘견골상상’의 원형 중국 전국시대 법가 사상가 한비가 쓴 『한비자』에는 “견골상상(見骨想象)”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뼈를 보고 코끼리의 형상을 그린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사람들은 실제로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인도에
한때 영화 홍보를 업으로 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경쟁사 홍보팀 막내였던 한 친구가 있었다. 잠시 소식을 끊고 지내는 사이, 그는 결국 꿈꾸던 영화감독이 되어 있었다. 입봉작은 <청년경찰>. 이름 석 자가 또렷이 떠오른다. 김주환. 며칠 전, 회사 후배를 통해 그와 다시 연결됐다. 뜻밖의 인연이었다. 수년 만에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고,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넷플릭스에 막 공개된 작품이 있었다. 바로 그 친구 연출의 <사냥개들2> 시즌1을 인상 깊게 본 터라 시즌2에 대한 기대는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한 회당 한 시간 남짓, 총 7화가 한 번에 공개됐다. 금요일 회식의 숙취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토요일이라는 짧지만 소중한 휴식의 시간을 소파에 맡긴 채 정주행에 들어갔다. 애정하는 후배가 연출한 작품이기에 독설을 아끼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 이렇게까지?’ ‘그래서 이 다음은?’ 이 질문의 반복이다. 이야기의 개연성은 결국 작품의 뼈대다. 이 작품은 그 균형을 놓친 채 전개되는 인상이 짙다. 전반적으로 서사는 거칠고, 감정의 축적은 충분하지 않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한 지점도, 반전의 쾌감도 선명하게 남지 않는
그녀는 실력이 좋다. 강의도 잘하고, 사람을 읽고 조직을 다루는 감각도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HR 매니저로 일하며 무대 앞에 서는 일이 잦은 대학원 동기다. 어느 날 내게 문자가 왔다. "언니처럼 옷 입고 싶어. 옷 골라줄 수 있어?"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살다보니, 자신을 꾸미는 데 쓸 여유가 없었다. 아이들, 회의, 보고서, 그 사이에서 그녀의 옷차림은 늘 ‘편리함’ 뒤에 숨어 있었다. 그렇게 평소 내 스타일을 좋아하던 그녀의 부탁으로 함께 옷을 골랐다. 단순히 유행하는 옷이 아니라, 그녀가 가진 단단한 전문성이 겉으로 드러날 수 있는 스타일을 제안했다. “좋은 신발은 연인을 도망가게 한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 진짜 좋은 신발은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대. 나를 귀하게 대접하는 옷차림은 어쩌면 나를 지키고 빛내는 가장 확실한 '이미지 자산' 아닐까?.” 컨설팅 이후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옷만 살짝 바꿨을 뿐인데 회사 사람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것이다. "멋지다", "분위기 좋다"는 찬사가 이어졌고, 그 기분 좋은 자극은 그녀를 움직였다.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미뤄둔 운동을 시작했고, 거울 속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 첫 번째 블렌
‘우리는 지금 핵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시대에 살고있다.’ 아이들의 개인화가 걱정이라는 부모들의 한숨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새로운 세대의 사회 소통능력에 대한 기성세대의 불만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개인화는 이제 MZ세대를 정의하는 하나의 특성으로 자리잡았고, 소통과 협력을 미덕으로 삼는 기성세대에게는 여간 못마땅한게 아니다. ◆ 개인화 시대의 정착 칫솔마저 AI 칫솔이 나올 정도로 AI가 만연한 요즘, 개인화 마저도 AI로 인해 가속화 중인데, 바로 학습 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기존의 학습 방식이 사람들과의 관계(선생님과 학생, 선후배, 친구,등) 에서 사회화를 기반으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었다면, 요즘의 학습은 친절하고 상세하며 섬세한 AI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는 과정으로 변모하고 있다. 덕분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적 소모를 굳이 겪을 필요가 없으며, 온전히 개인에게만 집중하며 원하는 지식과 깨달음의 습득이 가능해졌다. 이에 효율성을 강조하는 요즘 세대에게 있어, 대면 사회화 과정은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는 후순위적 선택이 되어버렸다. 인구의 감소 역시 개인화에 한 몫을 하고 있는데, 유치원과 더불어 초중고 학생
어릴 적 이런 형태의 주거 공간을 자주 보곤 했다. ‘빌라, 멘숀, 빌리지…’ 직접 살아본 적은 없지만 이와 같은 이름들이 묘하게 익숙하다. 예고편과 스틸컷을 훑는 순간, 객관적 지표와는 무관하게 심박이 먼저 반응했다.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주말의 끝에서 선택한 작품이 티빙의 <원정빌라>다. 톱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연출이나 서사가 압도적일 것이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평점이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소재가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끌렸다. ‘현대판 이웃사촌 비극 스릴러인가.’ 평소 반전과 긴장감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몰입했다. OTT 작품답게 러닝타임도 부담스럽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지 않았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무난하다. 다만 반전의 결이 비교적 예상 가능한 범주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갈등은 전채였고, 본편은 사이비였다 층간소음, 주차 문제, 사소한 시비. 공동주택에서 흔히 벌어지는 갈등이 주요 서사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작품은 그 틀을 비껴간다. 오히려 그 모든 갈등은 본편으로 들어가기 위한 전채에 가깝다. 실제 중심축은 ‘사이비 종교’다. 이는 ‘나는 신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PD
같은 말을 들어도 누군가는 동기부여를 받고, 누군가는 상처를 받는다. 똑같은 팀장의 피드백 한마디가 어떤 사람에게는 자극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망치는 말이 된다. 퍼실리테이션을 배우고 나서도 이 질문만큼은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건 결국 뭘까?' 조직의 소통 방식은 조금 알게 됐지만, 그 안에 있는 '개인'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었다. 나는 결국 그 답을 찾아 심리 진단 도구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국민 진단 도구라 불리는 MBTI는 입문이었다. 그 다음은 에니어그램이었다. MBTI가 행동유형을 보여준다면, 에니어그램은 그 행동의 뿌리에 있는 두려움과 욕망을 건드린다. 처음 내 에니어그램 유형을 확인했을 때, 솔직히 좀 민망했다. '내 마음속에 이런 욕구가 있었나?' 그 불편함이 오히려 흥미와 이해의 기반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버크만 진단까지 손을 뻗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드러나는 숨은 욕구를 찾아내며 일하는 방식을 알려주는 진단 도구였다. 닥치는 대로 공부했고, 하나씩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확신이 줄었다. 나조차도 나의 행동을 이해하기
‘넷플의 법칙’. 머피의 법칙처럼, 이제는 이것도 하나의 법칙이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수십, 아니 수백 편의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막상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리다 보면 건질 만한 작품 하나 찾기 어렵다. 심지어 신작마저 이미 본 작품일 때가 있다. 선택지는 넘치는데, 선택할 것은 없는 아이러니. 나는 그 상황을 ‘넷플의 법칙’이라 부른다. 이럴 때는 미련없이 ‘디즈니플러스’나 ‘쿠팡플레이’로 옮긴다. 그래도 없다면 ‘티빙’까지. 플랫폼을 옮겨 다니는 이 행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소비 패턴이 된 시대인 듯 하다. 주말이었다. 나른하게 흘려보내고 싶었지만 현실은 평일처럼 분주했다.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안에서는 알 수 없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다. (*사실 그 이유를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지만, 애써 내가 나를 속이고 있다. 정확힌 마인드 콘트롤 상태) 그때 티빙에서 이 영화를 만났다. <실제상황>. 이전에 언급한 적 있지만, 필자는 작품 그 자체로 놓고 볼 때 홍상수와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흐름, 예측을 비껴가는 장면 구성,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교묘하게 흔드는 연출. 그 불균질
“비상! 비상! 비상!” 아침에 눈을 떴는데 와이프의 기분이 심히 불쾌해 보인다. 직감적으로 뇌 내 편도체가 상황을 감지하고는 초고속으로 행동을 지시했다. 캘린더의 오늘 날짜를 확인함과 동시에 집안의 곳곳을 샅샅이 스캔 했지만 다행히 결격 사유는 없어 보인다. 그제서야 안심한듯 전전두피질이 상황 해제를 발령했다. 그래도 만반의 준비를 하며 조심스레 이유를 물어보니 간밤에 필자가 바람 피는 꿈을 꾸어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최근 ‘이혼숙려캠프’에 심취한 탓 이려니 하며 마음에도 없는 심심한 사과의 말을 건네고 나자 문득 궁금해졌다. ‘이런 쓸데없는 꿈은 도대체 왜 꾸는 걸까?’ ◆ 과적합 뇌 가설(overfitted brain hypothesis) 꿈을 꾸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까지도 많은 연구가 지속되고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가설들이 존재하는데, 오늘은 AI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각광을 받는 이론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에릭 호엘 교수의 ‘과적합 뇌 가설’ 이다. 우선 ‘과적합’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적합 이란 AI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서 특정 데이터에 너무 맞춰져서 훈련을 하게 되면 새로운 상황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