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햄버거 업체 맥도널드와 버거킹이 아랍권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23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버거킹 이스라엘 지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벌어진 이후인 지난 11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무료 음식을 나눠주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는 "우리는 이스라엘을 더 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갔다"며 "우리 팀들은 우리의 영웅들에게 수천개의 식사를 기부하기 위해 성실히 일하고 있다. 버거킹은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맥도날드에 이어 버거킹도 이스라엘 군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가 아랍권 국가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불매 운동이 일어난 것.
이 게시글이 올라오자 아랍권의 엑스(X·트위터) 등 온라인 SNS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반(反)이스라엘 국제운동인 ‘BDS’(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불매·투자철회·제재) 위원회는 이날 자신들의 엑스 계정에 글을 올려 버거킹을 비롯해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밝힌 회사들을 비판했다.
BDS는 "맥도널드, 도미노, 피자헛, 파파존스를 포함해 다른 회사들도 집단학살을 저지르는 이스라엘군에 기부를 했다"며 불매 운동을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이 회사들은 다른 나라에 있는 자신들의 지점들은 대부분 지역 사업자들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와 관계없이 이 회사들은 불매 운동과 투자 철회를 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엑스 사용자는 "'테러 국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회사의 제품들을 불매 운동하자"며 버거킹을 포함해 불매 대상이 된 기업들의 목록을 올렸다.
코카콜라와 스타벅스 등 다른 기업으로까지 보이콧 움직임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미국에서 시작된 업체라는 사실도 아랍권 국가에서 부정적 여론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이에 쿠웨이트, 이집트, 요르단 등 다른 중동 국가에 있는 맥도날드 가맹점들은 "이스라엘 지부가 한 일은 사적인 행위"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선긋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에도 맥도날드는 러시아 내 매장 철수로 우리 돈 1조6000억원에 맞먹는 손해를 봤다. 당시 거센 보이콧에 못 이겨 러시아에 있던 맥도날드 매장 전부를 32년 만에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