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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내궁내정] 이발소 삼색등(Barber's Pole), 인류 의료사의 단면…이발사·외과의사가 동일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고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거리를 걷다보면 이발소가 유독 눈에 자주 띈다. 그 이유는 이발소가 있음을 알려주는 빨강, 파랑, 흰색이 회전하는 삼색등 때문이다. 이 삼색등을 바버의 폴(Barber's Pole)이라 부른다.

 

삼색등(Barber's Pole)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중세 시대 이발사와 외과의사(Barber-Surgeons)의 역사적인 역할과 관련된 상징이다.

 

현대의 이발소에서는 단순한 미용업을 의미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중세 의학과 이발사의 역할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물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삼색등의 깊은 의미를 모르지만, 그 회전하는 모습에는 인류 의료사의 한 단면이 담겨 있다.

 

 

중세 유럽에서 이발사는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당시 외과적 시술은 주로 성직자들이 담당했지만, 교회에서 피를 흘리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이 역할이 이발사들에게 넘어갔다.


이발사들은 면도칼과 가위를 다루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 및 다양한 의학적 시술까지 수행하게 된 것이다. 이발사들은 발치(치아 뽑기), 피를 빼는 사혈(瀉血, Bloodletting), 상처 봉합, 골절 치료, 유양돌기 절제술(귀 감염 치료) 등의 기본적인 외과적 절차까지 수행했다.


특히, 사혈(Bloodletting) 은 중세 의학에서 흔한 치료법으로, 몸속의 나쁜 피를 제거하면 건강이 회복된다고 믿었다.

 

 

이런 이발사의 역할로 인해 이발소 삼색등(Barber's Pole)이 생겼다. 즉 세 가지 색깔(빨강, 흰색, 파랑)은 바로 중세 시대 이발사-외과의사들이 수행했던 사혈 행위의 흔적이다. ​

 

빨간색은 피(Blood, 동맥)를 의미하며, 파란색은 정맥(Veins)을 상징한다. 즉 사혈(Bloodletting) 치료를 상징한다. 흰색은 붕대(Bandage) 또는 붕대를 감은 막대기(Rod with bandages)를 나타낸다. 


게다가 이 삼색등이 회전하는 이유는 당시 이발소에서 사혈을 받은 환자가 붕대를 감고 팔을 높이 들고 혈액이 배출되도록 했던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사혈 후, 피 묻은 붕대가 막대기에 감겨 말려지면서 생긴 나선형 패턴이 삼색등의 기원인 셈이다.

 

1540년 영국에서 '이발사-외과의사 조합(The Company of Barber-Surgeons, Guilds)'이 설립됐다. 하지만, 18세기 들어 점차 의학이 발전하면서 1745년 이발사와 외과의사가 공식적으로 분리되었고, 외과의사들은 독립적인 직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이발소는 남성 전용 공간으로 발전했고, 이발 뿐만 아니라 면도, 수염 관리, 스타일링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영국에서는 이발사-외과의사 조합이 해체된 후에도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계속해서 이발사들이 기본적인 외과적 시술을 담당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현대적인 외과의사가 등장하면서, 이발사들은 순수한 미용업으로 전환됐다. 미국에서는 빨강과 흰색만 있던 삼색등에 파란색을 추가해, 미국 국기(Stars and Stripes)와의 유사성을 강조했다는 설도 있다.


1800년 영국 왕립 외과의사 학회(Royal College of Surgeons of England)가 설립되면서, 외과의사들은 정식으로 의학을 배우고 수련을 받도록 제도화되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후반 존스 홉킨스 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 등의 의과대학이 등장하며 현대 외과의 토대가 확립됐다.

 

하지만 과학적 의학이 발전하면서 사혈이 오히려 해롭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이발사들이 하던 사혈(Bloodletting)은 점차 폐기됐다. 특히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로버트 코흐(Robert Koch) 등의 미생물학자들이 질병의 원인이 감염과 세균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사혈의 의학적 효용이 완전히 사라졌다.

 

 

19세기 중반에는 무균 수술(Aseptic Surgery) 개념이 등장했다. 조셉 리스터(Joseph Lister)가 소독법을 개발하면서 외과 수술의 성공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오늘날 외과의사는 일반 외과(General Surgery), 신경외과(Neurosurgery), 심장외과(Cardiothoracic Surgery) 등 다양한 전문 분야로 세분화됐다. 현대 의료 시스템에서는 최소 침습 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 및 로봇 수술(Robotic Surgery) 기술까지 발전하며, 중세의 이발사-외과의사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직업군이 됐다.

 

한국에서는 1895년(고종 32년) 을미개혁의 일환으로 단발령이 내려지면서 서구식 이발이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유교 사상에 따라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으나, 단발령 발표 후 전통적인 상투 문화를 없애고 고종과 대신들이 머리를 자르며 이를 선도했다. 이로 인해 이발소 문화가 형성됐으며, 단발령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을미 의병운동의 계기가 됐다.

 

 

1888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마사 매튜스(Martha Matilda Harper)가 최초의 현대적 개념의 미장원을 설립했다.

 

'Harper Method'라는 브랜드를 통해 미용 교육 및 프랜차이즈까지 운영했고, 이를 시작으로 20세기 초, 프랑스와 미국에서 미용실이 대중화됐다.


이후 이발소는 남성들의 사교 공간이자 사회적 정보 교환의 중심지로 발전했고, 미장원은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위한 공간에서 현대적인 종합 뷰티 공간으로 확장됐다. 오늘날에는 이발소와 미장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남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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