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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유럽 최대 희토류 광산, 사미族 문화·생계 위협…‘녹색 전환’ 딜레마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스웨덴 북극권 지역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 희토류 광산 후보지 페르 게이어(Per Geijer)가 토착민인 사미족(Sami)에게 존재론적 위협을 야기하며, 유럽의 전략적 광물 확보와 원주민 권리 보호간 심각한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 광산은 100만톤 이상의 희토류 산화물을 포함하고 있어, 유럽이 중국에 의존하는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할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2%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개발은 유럽의 ‘녹색 전환’ 추진에 필수적이다.

 

France24, Euronews, ABC News, Washington Post, Business & Human Rights Resource Centre 등에 따르면, 페르 게이어 광산 개발은 사미족의 전통적 순록 이주로를 단절시켜, 사미 문화의 존속 자체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사미 목동이며 가브나 사미 공동체 대표인 라르스-마르쿠스 쿠무넨은 "순록이 사미 문화의 근간"이라며 “순록이 사라지면 사미 문화도 사라진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가브나 공동체는 2000~3000마리 순록떼를 관리하며 약 150명의 주민이 이 생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길이 막히고 분절되는 이주로로 인해 이미 확장 중인 키루나바아라 철광석 광산 인근의 사미 목동들은 장거리 우회로를 강제당해 왔으며, 희토류 광산의 개발은 그들의 삶터 파편화를 가속화시킨다. 이는 집중적으로 변하는 북극 기후와 맞물려 순록들이 더 넓은 공간에서 유연하게 이동해야 하는 필요성과 정면 배치된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4배 빠르게 온난화하고 있으며, 날씨 변화와 눈 상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미 목동들은 보충 사료 제공과 모니터링 기술 활용 같은 대체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전통 방식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2025년 3월 LKAB의 페르 게이어 광산 프로젝트를 ‘핵심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에 따른 전략적 프로젝트로 지정해 인허가 절차 단축과 자금 지원 우선권 부여를 선언했다. LKAB는 "해당 광산이 완공되면 장기적으로 유럽 희토류 수요의 18%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7억5000만 크로나 규모의 가공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실제 광산 허가와 생산 착수까지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LKAB는 스웨덴 국영 다국적 광산 회사로, 유럽 철광석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204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의 철강 공정과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는 등 친환경 전략도 추진 중이다. 

 

스웨덴 정부는 2022년 ‘협의법’에 따라 원주민과 협의 절차를 요구하지만, 사미족 대표들은 늘어나는 협의에 참여할 시간과 자원이 부족해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스웨덴은 아직 국제노동기구(ILO) 169호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으며, 사미 의회도 권한이 제한적이다. LKAB는 사미 공동체와 대화와 해결책 모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언하지만, 지역 사회와 환경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사례는 유럽의 녹색 산업 전환 과정에서 전략적 광물 확보와 토착민 권리 보장 및 환경 보호가 충돌하는 난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미족의 전통과 생존이 지속 가능할지, 아니면 희귀 광물 개발이라는 거대한 산업 플랜의 희생양이 될지 유럽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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