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우주의 미세중력이 인간의 줄기세포를 빠르게 노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성 탐사 임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9월 4일(현지시간) 학술지 Cell Stem Cell에 발표된 NASA가 후원한 획기적인 연구에 따르면, 우주 비행이 인간 줄기세포의 노화를 극적으로 가속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연구자들은 단 30일간의 미세중력 환경에서 암과 유사한 돌연변이가 발생함을 공식화했다.
이로인해 다가오는 수년간의 화성 탐사 임무에 대한 우주비행사 건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혈액을 생성하는 줄기세포는 재생 능력을 상실하고 "암흑 게놈"으로 알려진 유전적 요소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CNN, UCSanDiego, Phys.org, Technology Networks, Euronews, NAS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산포드 줄기세포연구소의 카트리오나 제이미슨 박사가 이끈 이번 연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2021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스페이스X의 4차례 보급 미션에 참여한 인간 골수 조혈 줄기세포를 나노바이오리액터 시스템과 인공지능 실시간 관찰 기술로 최대 45일간 추적한 최초의 실시간 우주 줄기세포 연구다.
연구 결과, 미세중력과 우주 방사선 등에 노출된 혈액 생성 기능의 조혈 줄기세포는 32일에서 45일 이내에 정상 대비 80% 이상 휴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줄기세포가 과활성화되면서 에너지 고갈 및 재생 능력 상실을 겪으며, 핵심 노화 지표인 염색체 말단 텔로미어가 단축되고 DNA 손상, 미토콘드리아 내 염증 증상이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단일 염기변이 빈도가 높아져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클론성 혈구형성과 연관될 가능성도 발견됐다.
더욱이, 세포 스트레스가 극한에 달하면서 인체 유전체의 약 55%를 차지하는 고대 레트로바이러스 형태의 '암흑 유전체(dark genome)'가 활성화되어 세포 자체가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듯 급속 노화 현상을 보였다. 이 현상은 제이미슨 박사가 과거 전백혈병 전 단계 환자들에게서 관찰한 줄기세포 스트레스 반응과 일치하며, 이는 세포가 극도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필사적 시도로 풀이된다.
다행히도, 예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주 귀환 후 약 1년간 회복 기간을 거치면 일부 줄기세포의 기능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이미슨 박사 연구팀은 다크 유전체 활성화를 억제할 잠재적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며, 미세중력 환경에서 줄기세포의 내성을 평가하는 나노바이오리액터 시스템을 활용해 우주비행사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표적 대응책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장기 우주 임무 중 줄기세포 기능 저하로 인한 면역 약화 등 건강 위험성 경고뿐 아니라, 지구상 암 연구에도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주에서 관찰된 세포 스트레스 패턴과 암 환자 세포의 노화 경로가 유사해 향후 우주 연구를 통한 암 치료법 개발 가속화도 기대된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함께 달 탐사, 그리고 궁극적 화성 장기 탐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우주비행사의 건강 모니터링 및 보호 전략 수립에 핵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가 인체 줄기세포에 미치는 분자적 영향과 회복 메커니즘 이해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탐사 미션의 성공적 완수와 우주인 건강 지속성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