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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플라이미투더문] 지문 적성 검사에 열광하는 이유

쿠자의 플라이미투더문 ⑨

 

육아 동지로부터 얻는 정보는 그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지난 주 오랜만에 동지를 만나 육아 고충을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이는데 다소 어리둥절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얼마전 아이의 지문 적성 검사를 받고 왔는데, 너도 받아본 적 있어?"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명리학과 손금을 공부하고, 현재는 코칭 및 강점 분석 기술을 갈고 닦으며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살아온 내게도 “지문 적성 검사” 라는 말은 상당히 생소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육아 맘들 사이에 널리 퍼진 아이 성향 검사의 한 방식이고, 손가락 지문 패턴의 분석을 통해 타고난 두뇌 사용 성향과 인지 및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는 기법이라 했다.

 

◆ 내면의 이해가 필요한 시대

 

과학적 근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지문” 에서조차 성향과 잠재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시대에서는 사람의 내면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무속인의 규모가 20년 새 4배가 늘었다는 기사, 한국코치협회의 정식 코치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등 도 어찌 보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내면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시대적인 변화가 이토록 현대인들이 “지문 적성 검사" 와 같은 내면 분석에 열광하게 만든 것일까?

 

◆ 평면에서 입체로

 

첫째는 사람의 변화이다. 이전의 시대에는 stereo type에 부합하는 평면적인 캐릭터들이 주를 이루었다. 제한된 정보와 환경 속에서 비슷한 성장 과정을 겪으며 전형적인 성향으로 자라온 사람들이 다수였으며, 이는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맞춰 트랙에 따라 성장해온 기성세대의 특징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때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성향” 이라는 말이 통용될 수 있어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의 내면을 이해하기는 비교적 쉬웠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면의 분석이라는 것이 그리 중요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수많은 지식 속 다양한 환경에서 저마다의 상이한 경험들을 겪으며 고유성을 가진 캐릭터로 성장하였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이러한 개인의 특성 및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성행하다 보니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전보다 타인의 내면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워졌고, 심지어 본인의 내면 조차도 파악하기 힘들어졌다.

 

◆ 부품에서 제품으로

 

둘째는 사회의 변화이다. 이전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조직의 부품으로서 활용이 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결국 role이 개인의 성향을 결정 짓다 보니 오히려 직무에 맞춰 사람이 변하도록 노력해야 했다. “첫 직장이 적성이다” 라는 말이 그 예이다. 하지만 현대의 사회는 더 이상 직원을 부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완제품이자 인격체로 바라보며, 이 사람이 가지는 고유 특성에 주의를 기울인다. 최근 회사 인사부의 영문표현이 “Human Resources”에서 “People” 로 바뀌는 추세이고 “Diversity”라고 하는 다양성의 문화를 중요시 여긴 다는 점 이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즉 사회의 개성 허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양한 캐릭터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고, 이에 따라 회사, 개인 모두에게 있어 내면 파악의 필요성이 커지게 된 것이다.

 

◆ 코칭 능력이 필요한 이유

 

결국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내면의 성향을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이다. 위에 언급했던 지문 적성 검사나 명리학 등이 선천적인 요인을 분석하는 도구라면, GenZ세대의 필수 덕목인 MBTI나 갤럽의 강점조사 등은 환경적 요인을 바라보는 분석 도구이다. 이러한 점에서 코칭은 감히 이 두가지 요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분석 도구라 하겠다.

 

남이 정의한 판단의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끔 디자인된 이 코칭이라는 기술은, 더욱 복잡해진 환경 속 심연의 자아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며, 이는 상대 뿐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도 유효할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이제는 코칭을 통해 이시대의 승리를 쟁취할 때이다.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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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회복 연구실] 필코노미 시대, '나'를 코칭하는 새로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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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되신다면, 저는 ‘페이스메이커(pace maker)’가 되겠습니다”라는 말을 던져 딱딱한 분위기를 단번에 풀어낸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재치 있는 언어유희는 자칫 ‘아재개그’로 전락할 위험도 있지만, 적절히 쓰이면 분위기를 전환하는 효과적인 촉매제가 됩니다. ◆ 어색한 순간에 필요한 작은 장치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자리, 부서가 다른 이들이 모인 회의, 낯선 바이어와의 첫 미팅. 이 모든 순간은 낯설고 불편합니다. 이직 후 첫 출근 자리에서 멀뚱히 앉아 있는 신입 직원에게도, 코칭에서 첫 대면하는 고객에게도 아이스브레이킹은 꼭 필요합니다. 작은 미소, 가벼운 대화가 라포(rapport)를 형성하고, 서로가 함께한다는 ‘being’의 감각을 만들어 줍니다. 새로운 환경이 두렵더라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라면 차라리 즐기는 편이 낫습니다. ◆ 효과적인 아이스브레이킹 방법 전통적으로는 이런 대화가 흔했습니다. “오늘 날씨 좋네요.” “무엇을 좋아하세요?” “끝나고 한잔 하실래요?” 하지만 요즘 이런 말은 오히려 더 어색한 공기를 만듭니다. 한 코치님이 알려준 방법은 신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