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최근 3년간 한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 약 240명이 전역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족한 보상 체계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0명, 2023년 71명, 2024년 80명 등 해마다 80~100명가량 양성되는 잠수함 승조원 중 상당수가 전역하면서 인력 유지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잠수함 승조원들은 1회 작전 임무 시 약 3~4주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밀폐 공간과 수백 미터 심해라는 위험한 환경에서 장기간 긴장 상태로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12시간에 달하는 근무를 하며(당직 8시간, 훈련·정비 4시간), 휴식 시간에도 좁고 개방된 거주 공간에서 사생활이 거의 보장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위생 환경이다. 좌변기 1대당 15명에서 많게는 25명이 사용해야 하며, 승조원 1인당 거주 공간은 손원일급 잠수함이 4㎡(약 1.2평), 장보고급 잠수함이 3.6㎡(약 1.1평)에 불과하다.
이는 법무시설기준규칙에 따른 교도소 독방 최소설계기준(5.38㎡, 약 1.63평)보다도 더 좁고 열악한 공간이다. 또한 침대가 부족해 승조원 3명이 2개의 침대를 돌아가며 사용하는 ‘핫 번킹(Hot Bunking)’ 방식이 보편적이다. 실내 공기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대기 대비 8.3배, 일산화질소가 2.9배에 달해 만성 피로와 두통 등 건강 문제도 심각한 상태로 보고된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2019년 연세대 연구에 따르면 잠수함 승조원의 스트레스 지수는 상대적으로 수상함 승조원에 비해 높게 측정돼 근무 환경 개선의 시급성을 뒷받침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한국 해군 승조원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미군은 잠수함 근무수당으로 연간 약 1억원 상당을 지급하는 반면, 한국 해군 부사관급 잠수함 승조원 수당은 약 50만원, 장교도 100만원을 넘지 않는 낮은 수준이다. 호주 해군도 높은 군인 급여의 외부 산업 이직률이 높아 잠수함 승조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에서는 인력 유출이 민간 조선업체나 해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해군 내 주요 잠수함과 구축함의 하사 보직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해 초급 간부인력의 심각한 유출이 확인됐으며, 일부 잠수함에는 하사 보직자가 한 명도 없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승조원의 이탈 현상이 군 전력 유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황희 의원은 "잠수함 승조원들은 국가 필수 전략자산이자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핵심 인력"이라며 "막대한 교육비와 국가 안보 측면을 고려할 때, 이들의 처우 개선과 복무 환경 근본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장려수당 등 파격적인 보상 확대와 함께 거주 공간 확대, 위생 개선, 정신 건강 지원 강화 등 포괄적인 대책 마련이 즉각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의 현실은 한정된 공간과 극한 임무 환경 속에서 이들의 인권과 안전을 우선하는 처우 개선 없이는 전문 인력 확보와 군 전력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경고음으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