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백악관이 인공지능(AI)의 위협을 막고, 국가안보차원의 AI기술의 향후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빅테크 CEO들과 만남을 가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민관 합동 인공지능(AI) 대책회의를 열었다.
기업 측에서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샘 올트먼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등 CEO 4명이 참석했다. 백악관에서는 제프 자이언츠 대통령 비서실장,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레이얼 브레이너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비롯해 핵심 참모진이 총출동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도 배석했다.
2시간의 회의 후에 이 자리에 깜짝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I 발전 이점을 실현하려면 개인, 사회,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험을 줄여야 한다"며 "AI 시스템이 악의적 공격에서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분히 중국을 견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AI 기술에 대한 국가안보차원에서의 잠재력과 위험성을 바이든 대통령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백악관은 이날 "책임감 있는 AI 연구 개발(R&D)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시행한다"며 "국립과학재단은 새로운 국립 AI 연구소들을 설립하기 위해 1억4000만 달러(약 1700억원)의 기금을 투입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새 기금으로 미국 전역에 25개의 연구소가 설립될 예정이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개발사들이 동종 업계가 개발한 AI를 서로 점검하는 공개 평가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작년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미·중 간 기술 패권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일본도 수출통제에 합류시켰다. 또 총 520억달러 규모 미국 반도체법에 근거해 보조금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중국에 첨단 반도체 설비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설정했다. 미국은 AI, 양자, 컴퓨팅 분야로 수출통제 대상을 확대하는 규제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미국 월가 자본이 AI기술을 비롯해 중국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사실상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백악관은 이날 AI와 기계학습, 통신기술, 반도체, 청정에너지, 생명공학, 양자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제치고 차세대 국제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AI같은 첨단기술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봉쇄 법안을 미국 의회도 쏟아내고 있다. 척 슈머 미국 상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은 지난 3일 반도체과학법의 연장선에서 중국으로 첨단기술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중국 경쟁 2.0'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