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최대 9000조원의 대규모 펀딩을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통해 올트먼 CEO가 5조~7조달러(약 6665조~9331조원)을 조달하기 위해 중동, 일본 등 예비 투자자를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6조달러(약 7998조원) 수준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규모를 감안해도 올트먼 CEO의 투자금 유치 목표는 일반인의 셈법과는 차이가 난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5270억 달러(약 701조원) 수준이었다. 반도체에 대한 높은 수요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2030년이 돼야 매출액이 1조 달러(약 1330조원)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트먼 CEO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유치한 뒤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구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 대폭 향상된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 시설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그간 올트먼은 오픈 AI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AI 반도체 부족을 꼽은 바 있다. 올트먼 CEO는 수년 안에 10여개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한 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자본 조달을 위해 올트먼 CEO는 중동의 '오일머니'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타흐눈 빈 자예드 국가안보 고문을 만났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동생인 셰이크 타흐눈 국가안보 고문은 AI 업계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G42를 설립한 인물이다.
또한 올트먼 CEO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만나 자신의 사업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25일 방한한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진들과 회동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트먼 CEO는 미국 정부에도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그의 반도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픈 AI 대변인은 "에너지 및 데이터 센터를 위한 글로벌 인프라와 공급망을 늘리는 것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해왔다"며 "우리는 국가 우선순위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미국 정부에 계속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반도체 칩의 성능 개량으로 예상보다는 적게 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황 CEO는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해 "(AI를 위해) 컴퓨터를 더 사야 할 것이라고 짐작하지 않아도 된다"며 "컴퓨터가 더 빨라지고 있어 필요한 컴퓨터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더 빠르게, 빠르게, 빠르게 제조하는 칩(반도체) 산업 덕분에 AI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천문학적인 규모의 '펀딩설' 이후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현재 AI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을 사실상 독점하는 엔비디아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가 투자를 논의 중인 주요 상대는 이날 WGS가 열린 UAE의 자금이다. 올트먼 CEO는 마침 이튿날 이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그의 입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아울러 AI 비용이 낮아지겠지만 증가가 조만간 멈추는 것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현재 1조 달러(약 1320조원) 규모인 AI 데이터센터가 5년 뒤엔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각자의 문화를 보호하면서 AI의 경제적 잠재력을 이용하려면 모든 나라가 각자의 AI 인프라를 보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AI)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겁주고 혼란케 하고 AI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부추기면서 '우리에게 의지하라'고 하는 이해집단이 있는데, 이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