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 =윤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설립한 빌 게이츠가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경영에 깊이 개입하는 등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9일(현지시간) 전·현직 MS 고위 임원들을 인용해 빌 게이츠가 공식적으로 MS에서 물러났음에도 여전히 배후에서 회사를 조종하고 있으며 특히 MS가 투자한 오픈AI의 파트너십 체결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는 1955년생으로 작고한 스티브 잡스와 동갑이다. 1975년 친구인 폴 앨런과 함께 MS를 창립한 이후 2000년까지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이후 이사회 의장을 지내다가 2014년 물러났고 2020년 3월에는 평이사도 사임한 바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이츠가 MS 이사회에서 축출된 것이 여직원과 맺은 부적절한 관계 때문이라는 보도를 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게이츠가 자신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의혹으로 2021년 이후 회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MS의 AI 혁명 대부분을 조율했다"고 지적했다.
전현직 임원들은 "게이츠가 회사 전략에 대해 조언하고, 신제품을 검토하고, 심지어 고위 임원 영입 등 회사 운영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임원은 “사티아 나델라 CEO와 고위 경영진 전체가 게이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중대한 변화를 만들 때마다 그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게이츠도 포브스 인터뷰에서 "내 시간의 약 10%를 MS 본사가 있는 워싱턴 레드먼드에서 보내며 제품 로드맵에 대해 조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MS의 검색 엔진 빙(Bing)과 대화형 AI 코파일럿(Copilot)의 탄생도 게이츠의 통찰력에서 비롯됐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MS와 오픈AI의 파트너십 체결(2019년)에 앞서 게이츠는 2017년 나델라 CEO 등 MS 중역과 공유한 메모에서 "'AI 에이전트'로 불리는 디지털 개인 비서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가 컴퓨터와 소통하는 방식이 키보드 타자에서 아이콘 터치로 변화한 것보다 더 큰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픈AI의 GPT-4를 처음 접한 외부인도 게이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게이츠는 지난 2022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에 대학 과정인 AP 생물학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올트먼 CEO와 오픈AI는 그해 8월 게이츠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외부에 처음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인 GPT-4를 선보였다.
게이츠는 지금도 일 년에 몇 번씩 올트먼을 초청하고 의견을 나누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11월 올트먼 CEO가 이사회에 의해 축출됐을 당시에도 게이츠는 올트먼에게 연락해 오픈AI로의 복귀에 대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는 MS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61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21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7% 뛰었다. 애저 등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1년 전보다 31%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예상이상의 실적으로 이날 MS의 주가는 40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