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되자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였던 빅테크 총수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 메타, 아마존, 오픈AI 등 빅테크 수장들은 앞다퉈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를 우주로 보내자”며 트럼프와 강하게 부딪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우리 45대 대통령이자 47대 대통령인 트럼프의 놀라운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우리가 모두 사랑하는 미국을 그가 잘 이끌고 단합시키길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의 당선은 결정적인 승리”라며 극찬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였지만,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 후 관계 회복을 시도해왔다.
오픈AI CEO인 샘 올트먼은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며 “미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가진 AI개발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팀 쿡 애플 CEO역시 “우리는 미국이 계속해서 독창성, 혁신, 창의성을 바탕으로 세계를 선도할 당선인과 협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이미지를 올리며 축하했고,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세계에서 미국의 기술 및 제조 리더십을 발전시키기 위해 당선인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를 제외하고 빅테크 총수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많은 후원을 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지난달 15일까지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주요 테크기업은 테슬라를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에 더 많은 후원금을 냈다. 애플은 전체 선거 후원금의 96%, 엔비디아 92%, 구글은 86%를 민주당에 후원했다.
정치 후원금의 100%를 트럼프 캠프에 낸 테슬라와 스페이스X등을 보유한 머스크 보유기업의 성장도 최대 관전포인트다. 머스크 CEO의 자신의 X 계정에 성조기 앞에 거수경례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올리고 “미국에 다시 아침이 밝았다”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정책방향성도 관전포인트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지난 8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해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각종 규제에 신음하던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을 향해 반독점 분쟁을 일으킨 모든 정부측 관계자를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에 ‘빅테크의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곧 해고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미 정부와의 역사적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한 구글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사업 강제 매각이라는 최악의 수를 피해가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된다.
테크 업계에선 현재 법무부와 앱장터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인 애플,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알고리즘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조사에 직면한 메타 등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규제 수위가 낮아질 것을 희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정부체제에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미국 사업부문 강제 매각을 앞두고 있는 중국 숏폼 동영상 앱 틱톡이다. 틱톡은 올해 법으로 제정된 ‘틱톡금지법’에 따라 2025년 1월까지 미국 사업을 매각하거나, 미국에서의 운영을 중단해야한다.
뉴욕타임스는 “틱톡금지령이 발효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트럼프가 단순히 시행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 방안이 알려지지는 않지만, 트럼프가 자신의 계정을 차단했던 악연이 있는 메타와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틱톡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등 경쟁국 보다 확실하게 앞서나갈 수 있는 AI분야를 더욱 육성할 가능성이 크다. 6일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AI 규제 행정명령을 백지화 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는 안전을 위해 AI를 전면 규제하는 이 정책이 위험하다고 주장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