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이 투자한 소형모듈원전(SMR) 스타트업 오클로가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했으나, 53.65% 폭락했다.
오클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하 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해 이날 거래를 시작했다. 오클로는 2014년부터 올트먼이 투자해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합병한 스팩도 올트먼이 설립한 회사다.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인 스팩을 통한 상장은 까다로운 기업공개 공모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것. 올트먼은 기업공개 방식이 아닌 스팩상장이란 우회 상장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오클로는 차세대 SMR을 개발, 건설한 뒤 자체 생산한 전기를 판매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없고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클로는 2027년 첫 원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과는 대폭락을 가져왔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오클로 주가는 전날보다 53.65% 폭락한 8.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8.23달러였던 주가는 이날 15.5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이후 낙폭을 키우며 10달러 아래까지 주저 앉았다.
다만, 오클로는 이번 우회 상장으로 3억6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올트먼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도 투자했으며, 이 기업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 이내에 핵융합으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앞서 그는 AI 인프라를 확장을 위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에너지 발전소까지 구축할 것이라는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관리들과 투자자들과 만나 대규모 AI 인프라 지원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트먼은 "향후 인류가 AI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선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핵분열과 핵융합 등 원자력 발전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최근 태양광 스타트업인 엑소와트에도 투자를 결정했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인공지능(AI) 가동시키기 위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 단일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수십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다. 현재 태양광, 풍력 및 배터리 기술로는 세계 각지에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합리적인 비용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올트먼 CEO를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붐’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대체 에너지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빅테크 업계 관계자는 "오클로는 아직 미래가능성을 갖고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아웃풋은 없는 말 그대로 스타트업에 불과하다"면서 "올트먼이 까다로운 기업공개 방식이 아닌 스팩상장이란 우회 상장 방법을 선택하면서 까지 증시 상장을 서두른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챗GPT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의 귀재다. 그는 인공지능(AI) 전문가로 알려지기 이전부터 100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트먼은 챗GPT 출시로 오픈AI를 세상에 알린 지난해에만 20곳 이상에 개인 투자했다. 투자 분야는 에너지, 바이오, 항공,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을 망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