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빅테크 및 공룡금융기업들의 총수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며 줄서기에 나서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은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와의 대화에 나서고 있고, 이는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가 마지막까지 초접전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거대기술기업(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25일 팟캐스터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자신에게 전화해 맥도날드 유세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소식통은 아마존이 통화를 요청했으며, 안부 인사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소유한 언론 워싱턴포스트(WP)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 임원들과도 통화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사흘 만에 최소 2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잃었다.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압력에 굴복,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사설 게재를 철회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베이조스는 “매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해명했으나, 회사 안팎의 거센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암살 시도 이후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 사건을 처리한 방식을 존경하며,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저커버그 CEO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앙숙'으로 유명했지만,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과거 민주당 지지자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번 대선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팀 쿡 애플 CEO와도 유럽의 막대한 과징금 문제로 논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유럽이 미국 기업에 과징금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CNN은 빅테크 CEO들이 트럼프 밀착 행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직접적으로 나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만큼은 아니지만 애플, 구글, 아마존의 이 같은 행동은 주식 시장과 미국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선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하는 말을 듣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에 2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사적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녀의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등을 맡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비공개적으로 50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빌 게이츠는 지인들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을 칭찬하고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게이츠 재단의 가족 계획 및 글로벌 건강 프로그램 지원이 삭감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매체에 명시적으로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이번 선거는 다르다"며 "미국과 전세계에서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고, 빈곤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의 전 부인 멀린다 게이츠, 두 자녀인 로리와 피비 게이츠도 이미 민주당 기부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빌 게이츠가 정치 기부를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독려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