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스위스 ETH 취리히의 학사 과정 6인으로 이루어진 학생팀이 항공우주 부품 제조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혁신적 다중 금속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이 프린터는 기존 제조 방식 대비 3분의 2 이상 생산 시간을 줄였으며, 여러 금속을 동시에 용융하는 독창적 기술을 적용해 소재 폐기물도 크게 줄였다.
ETH Zurich 뉴스, VoxelMatters, ETH Spark Award 2025 후보 발표, ETH Tech Transfer, Precedence Research, GM Insights에 따르면, 이 새로운 3D 프린터는 RAPTURE 프로젝트의 산물로, 회전식 플랫폼을 도입하여 분말을 한층씩 쌓고 용융하는 기존 레이저 파우더 베드 퓨전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기존 프린터들은 각 층 용융 후 분말 도포가 필요했지만, RAPTURE 시스템은 멈춤 없이 연속적으로 작업이 가능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회전형 플랫폼 방식은 로켓 노즐과 같은 원통형 부품에 이상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위스 학술 우주 이니셔티브(ARIS)가 추진하는 이액체 연료 로켓 노즐 제작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촉발됐다. ARIS는 100km 고도인 카르만 라인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극한의 열과 압력을 견뎌야 하는 로켓 노즐은 내부는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 외부는 내열성이 강한 니켈 합금이라는 다중 금속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기존에는 복잡하고 고가의 공정으로 인해 소규모 팀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기술을 이번에 학생팀이 비용과 공정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며 구현한 것이다.
이 혁신 기술은 ETH 취리히가 특허를 출원해 법적 보호를 받고 있으며, 연말 개최 예정인 ETH Spark Award 2025의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ETH Spark Award는 한 해 동안 출원된 특허 중 독창성과 시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우수 기술을 가려내는 권위 있는 상이다. RAPTURE팀은 11월 27일 취리히 컨벤션 센터에서 결선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프로토타입의 최대 제작 직경은 20cm로, 현재 연구팀은 더 빠른 속도와 큰 부품 제작을 목표로 공정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 파트너와 협력 모색도 병행 중이다. 향후 항공우주뿐 아니라 전기차, 기계공학 등 고성능 다중 금속 부품이 필요한 산업 분야 전반에 혁신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항공우주 산업 전반에서 3D 프린팅 기술은 부품 중량 감소와 생산 시간 단축, 복잡한 설계 구현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금속 3D 프린팅 시장은 2025년 약 3억4000만 달러 규모에서 2034년에는 9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고강도, 경량화, 내열·내부식 특성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ETH 학생팀의 빠르고 효율적인 다중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항공우주 제조업의 혁신적 전환뿐 아니라, 글로벌 3D 프린팅 산업 성장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