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진이 쌀알보다 작은 실리콘 칩 위에 1마이크론(백만분의 1미터) 이하 두께의 초유체 헬륨을 도포해 세계 최소 규모의 ‘파동 수조’를 만든 연구(Science, 2025년 10월 23일 발표)가 국내외 과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퀸즐랜드대 공식 발표 및 Phys.org, ScienceBlog, arXiv, Ground News에 따르면, 기존 실험실 수로가 수백 미터 길이와 며칠 단위 테스트에 의존하던 것과 달리, 이 칩은 불과 밀리초 만에 실험 데이터를 모으고, 파동의 비선형성을 10만배 이상 증폭시킨다는 평가다.
미세 바다와 초유체 헬륨: 칩 위 파동 수조의 과학적 의미
이 초소형 파동 수조의 결정적 요인은 ‘초유체 헬륨’이다. 초유체 헬륨은 일반적인 액체와 달리 극저온에서 점성 없이 마치 양자역학적으로 움직여, 미세 구조 내에서도 자유롭게 흐른다. 연구진은 굵기 100마이크론(1마이크론=0.001mm) 길이의 칩 전체에 헬륨을 얇게 도포, 레이저를 이용해 파동을 유도하고 광기계적 상호작용으로 실시간 측정을 한다.
정점이 아닌 함몰 형태로 이동하는 솔리톤(Soliton)
이 모두가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예측되고 실험적으로 검증된 적이 거의 없는 현상이다. 실험 결과에 대해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베이커 박사는 “비록 쌀알만한 칩이지만, 그 안에서 실제 해양의 거대 파동처럼 복잡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수 밀리초 만에 직접 관찰했다”고 밝혔다.
압도적인 비선형성: 우르셀 수 1억 돌파
기존 대형 해양 실험 수조에서는 최대 우르셀 수(Ursell number, 파동의 비선형성 지표)가 10-100 수준에 그친다. 이번 퀸즐랜드대 칩은 최대 1억까지 기록, 지상에서 관측 가능한 가장 극한적 파동(쓰나미, 초거대 해류 등)에 맞먹는 수준임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실험에서는 하루~몇 주 필요한 데이터가 칩에서는 100만배 빠르게(수 밀리초 내) 획득 가능하다.
유체역학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
퀸즐랜드대 Warwick Bowen 교수는 “대규모 플룸 실험으로도 자연계 파동의 복잡성을 미처 구현하지 못했다”며, “칩 단위, 양자 정밀도 연구가 이 분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컴퓨터 칩 설계에 쓰이는 반도체 리소그래피 기술을 파동 실험에 적용, 유체 특성을 ‘프로그래머블’하게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응용 분야는 기존의 해양, 기후, 항공, 선박 설계는 물론, 난류-비선형 파동 이론을 바탕으로 한 풍력 발전 효율화, 초미세 유체기기 설계, 기후 예측력 향상 등 다양하게 연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