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인공지능(AI) 관련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속에 미국·유럽·일본의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번 3대륙 훈풍은 '인공지능(AI) 랠리'의 선봉에 선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 덕분으로 분석한다.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작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6% 오른 16,057.44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넘겼다.
특히 닛케이지수는 ‘거품(버블) 경제’ 시기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고점을 34년여 만에 새로 썼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했다. 닛케이지수는 장중 3만9156.97을 기록한 뒤 일부 조정을 거쳐 전장 대비 2.19% 오른 3만9098.68로 장을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장중 1만8881.77로 역사적 신고가를 다시 갈아치웠고 전장 대비 0.94% 오른 18,852.78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주가는 22일 1.62% 올랐다.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인 프랑스의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도 15% 상승했다. 패션과 가죽 제품 등 명품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럽 증시에서는 광범위한 기업을 포괄하는 스톡스 600 지수(+0.82%)를 비롯해 독일 DAX 지수(+1.47%)와 프랑스 CAC40 지수(+1.27%) 등도 고점을 새로 썼다. 스톡스 기술주 지수는 올해 들어 12.4% 올랐으며 2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뿐만 아니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세계 주가지수(ACWI지수), FTSE인터내셔널이 48개국 주가지수를 반영해 만드는 FTSE 올월드지수도 고점을 새로 썼다.
엔비디아는 21일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글로벌 증시 랠리에 불을 붙인 바 있다. 엔비디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에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한 221억 달러(29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이번 분기 매출 전망치 240억 달러(32조원)는 시장 예측치 219억 달러(29조2000억원)보다 8% 높다.
엔비디아 주가는 22일 하루 16.40% 급등하며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아마존을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3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 시총은 이날 2770억 달러(약 367조원) 증가해 하루 기준 시총 증가 신기록도 새로 썼다. 기존 기록은 이달 초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의 하루 증가분 1970억 달러(약 261조원)였다.
엔비디아가 몰아온 열풍에 힘입어 AMD(10.69%)도 10%대 급등했고, 브로드컴(6.31%), 마블 테크널러지(6.64%), ASML(4.81%),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4.94%), 마이크론(5.42%) 등 다른 반도체 관련주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내놓은 낙관적인 전망이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다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솔리타 마르셀리는 "AI 관련주의 단기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