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옛날 30년 전 집에 있는 전자제품이나 화장실, 부엌에 문제가 생기면 동네에 위치한 전파사나 철물점을 찾았다. 당시 그 아저씨의 별명은 '맥가이버'였다. 집에 어떤 제품이든, 집에 어떤 고장이 나도 그 분이 오시면 신기하게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노하우(know-how)다.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인터넷 시대' 열리면서 노하우의 의미보다 노웨어(know-where)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분명 노하우가 어딘가 있는 거는 확실한데, 어디에 있는지 또는 인터넷에서 어떻게, 얼마나 빨리 서칭해서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당시 유행했던 말이 "인터넷 찾아보면 있다" '네이버 검색해 봤니?" "네이버에서 봤다" 등이었다.
또 시간은 흘러 정보량은 늘어났고, 포털 사이트의 정보폭증으로 피로도가 높아졌다. 검색하면 다 있는 건 알지만, 너무나 정보가 많아 정작 내가 필요한 정만만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나온 말이 노후(know-who)다. 결국 핵심정보를 아는 최고의 전문가를 내 옆에 두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의미다. '많이 아는 사람을 많이 아는 것'이 또 다른 전문가를 의미하고, 인맥과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커졌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 빗대어 일종의 휴먼웨어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노후(know-who)의 시대에 유행했던 단어가 '마스터' '구루' '만랩' 같은 그 분야 최고를 뜻하는 전문가들이 인정받으며 각광받기 시작했다.
급속한 문명의 발달로 컴퓨터, 윈도우, 스마트폰에 이어 인공지능이 등장한 'know-AI'시대로 접어들었다. 좀 과장되게 얘기하면 '불의 발견' 다음으로 위대한 발견이 AI라는 얘기도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는 무어의 법칙(1965년 무어는 기술 향상으로 인해 2년마다 반도체 회로의 집적도가 2배로 증가한다고 주장)보다 7배 빠르다.
AI(인공지능)가 빅테크기업들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AI 투자금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는 중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약 130억 달러(약17조7000억원)를 투자했고,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40억 달러(약5조40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최근 60억 달러(약8조1780억원)투자 유치에 성공한 머스크의 xAI도 설립 8개월 만에 기업 가치 860억 달러(약 116조7880억원)로 평가받았다. 오픈AI에 이은 세계 2위 AI 스타트업이자, 세계에서 9번째로 가치있는 스타트업이 된 것.
빅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가 미국 내 최고연봉자라는 얘기부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 직원의 절반 이상이 22만8000달러(약 3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까지. '미국내 가장 취업하고 싶은 직장' '공대생과 엔지니어들에게 꿈의 일터' '실리콘밸리 인재 블랙홀'이란 수식어처럼 엔비디아 가치는 주가가 보여주듯 급상승중이다. 엔비디어 주가는 3개월사이에 693달러에서 1064달러로 거의 2배가량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견은 기적이자 악몽'일 수 있다. 고도의 AI(인공지능)시대가 되면, 현재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30%정도 대체하고 있지만, 10년안에 80%이상 대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AI의 윤리적, 도덕성 이슈와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차지하고라도 AI 시대에 인간의 노동력과 지식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잘나간다는 빅테크 기업들도 해고가 한창이다. AI로 인해 2023년 미국 대기업에서 26만명 해고됐고, 최근 2달동안 빅테크에서만 3만명이 해고됐고, 미국 기업들이 내년엔 인력의 44%를 해고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입장에서 비용절감 이슈, 그 중 가장 큰 비중인 인건비 줄이기는 당연해 보인다.
앞으로는 'know-AI' 시대에는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 인간의 일자리도 AI가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알고 사용하는 사람이 AI를 모르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