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애플의 최신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시리즈9'과 '애플워치 울트라2'가 미국에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다.
앞서 애플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혈중 산소 농도 측정 특허를 침해했다며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수입금지령을 정부가 그대로 인정하면서다. 애플은 이에 불복해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ITC 결정과 관련해 "신중한 협의 끝에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ITC의 결정을 뒤집지 않기로 했다"면서 "ITC의 결정이 26일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ITC의 명령은 미 백악관에 넘어가 USTR에서 지난 2개월간 검토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USTR 검토를 바탕으로 이 결정을 그대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이날부터 특허권 침해 분쟁과 관련된 애플워치 일부 기종을 미국으로 수입하지 못하게 됐다. 애플워치는 중국 등 미국 밖에서 생산되고 있어 이번 수입 금지 결정으로 사실상 미국 내 판매가 중지됐다.
지금까지 ITC의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다만,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미국 수입을 계속 허용한 바 있다.
애플은 이날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최신 애플워치 2종을 미국으로 수입할 수 없다. 애플은 수입금지가 발효되기 전인 지난 21일 온라인, 25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애플워치 공급을 중단했다. 다만 아마존·베스트바이 및 월마트 등에서 미리 구매해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는 판매가 일시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연방항소법원에 항소를 하고, 애플의 수입 금지 중단 요청을 법원이 심리하는 동안 금지 조치를 일시 중지해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항소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1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성명에서 "수입 금지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애플워치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선 이미 크리스마스나 새해 선물 쇼핑 기간은 끝났고, 당장 애플 워치 판매가 중단되더라도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애플워치가 애플의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 정도이며 미국 내 매출 비중은 여기서 더 줄어든다. 애플워치 판매 중단 결정 이후 애플의 주가는 0.28% 하락했다.
이번 수입금지로 애플은 내부적으로 매출의 1%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애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수준인데, 이는 애플의 전체 매출 중 1%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