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간 8년간 불화가 종지부를 찍고, 화해모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머스크와 다이먼은 2016년 테슬라 지원 문제로 언쟁을 벌이고 이후 소송전까지 진행할 정도로 악연이었다. 하지만 두 산업·금융계 거물이 감정을 풀어내며 테슬라·스페이스X를 비롯한 머스크 사업체와 JP모건간 거래재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때 소송전까지 번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화해한 것같다"며 "일론 머스크가 지난 3월 개최된 JP모건 행사에 참석했고, 이후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호텔 방을 방문해 한 시간 이상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다이먼 회장은 이 만남 후에 '이제 머스크와 사업을 재개해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행사 무대에서도 좋은 분위기 속에 이스라엘, 인공지능(AI), 미국 정치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 대화했다.
행사에 참석한 소식통들은 "머스크 CEO가 다이먼 회장의 견해를 존중하는 뜻을 내비치는 등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친밀해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두 사람은 행사가 끝난 후 다이먼 회장의 스위트룸에서 1시간 이상 별도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행사에 아들 엑스(X)와 함께 참석했다.
WSJ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JP모건과 머스크 CEO가 협력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면서 "소송을 비롯한 상당한 장애물이 남아있기는 하나, (관계) 진전은 주목할만하다"고 예측했다. 이어 "두 사람이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가고 있다"면서 "JP모건과 머스크 제국이 앞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와 다이먼, 두 사람간 충돌이 공개적으로까지 격화된 것은 2016년 JP모건이 배터리에 대한 가치 평가 불확실성을 이유로 테슬라 전기차 리스 부문 인수 요청을 거절하면서부터다. 이후 머스크는 JP모건과의 거래를 끊고 골드만삭스 등과 협업했다.
JP모건은 머스크가 신주인수권 계약을 테슬라가 위반했다며 2200억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이에 머스크 CEO는 WSJ에 "JP모건이 소송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옐프(맛집 평가 앱) 리뷰에서 별 1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1월 법원에서는 "JP모건은 테슬라를 싫어한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2010년부터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약 9000만달러다. 반면 JP모건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할 당시, 그 반대편에 섰다. JP모건은 2016년 이후 테슬라측의 그 어떠한 제안이나 거래에도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JP모건입장에서도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등을 이끄는 머스크 CEO는 투자은행들에게 있어 탐낼만한 고객이다. 머스크 CEO 역시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풍부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한층 더 성장이 가능하다. 두 사람간 윈윈 관계는 월스트리트에서 그들의 불화가 이례적이었던 이유이자, 양측 모두 화해로 돌아설 수 있는 이유라고 WSJ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