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아이폰15 출시를 앞둔 애플이 '중국발 아이폰 금지 태풍' 직격탄을 맞았다. 불과 이틀 사이에 주가가 6%나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1900억달러(약 253조원) 이 증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아이폰 금지령을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기관으로 광범위하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전날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2.92% 떨어진 주당 177.5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이폰 금지령' 보도가 처음 나온 전날 3% 이상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틀 만에 시총은 1897억 달러가 날아갔고 한때 3조 달러를 넘어섰던 시총은 2조776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규제가 애플을 비롯해 미국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7일(현지시간) 미 기술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 공급업체인 퀄컴 주가는 이날 7.2% 급락했다. 스카이웍스솔루션(7.35%), 브로드컴(1.75%), 텍사스 인스트루먼트(1.99%) 등 다른 공급업체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빅테크 주가도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74%, 마이크로소프트는 0.89% 떨어졌다.
프랑스 은행그룹 BNP파리바의 그레그 보틀 미국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기술주의 향방이 곧 미국의 향방"이라며 "(올 들어) 미 증시를 이끌어온 기술주가 휘청이면 미 증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규제가 얼마나 많은 기업에 적용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국에는 발전, 항구 건설, 광업, 제조, 교육, 투자 분야에서 수 많은 국유 기업이 있기 때문에 상당한 여파가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애플에게 중국은 미국, 유럽에 이어 세번째 큰 시장이다. 에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 매출이 약 19%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애플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모든 공무원들로 금지 조치를 확대할 경우 중국의 아이폰 판매가 5%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공무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중국이 만든 전자제품을 써야 한다'는 신호로 다가온다면 애플에는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미국의 중국 정보기술(IT) 기기 제재에 대한 중국차원의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앞서 데이터 유출 등 국가 안보를 우려로 미 공무원들의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인 화웨이가 지난달 말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의 돌풍도 애플엔 악재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 화웨이는 지난 3년간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다가 최근 깜짝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