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다.
이 회장은 10년째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글로벌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끈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이 회장은 1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고 삼성 측이 2일 밝혔다.
이 회장이 중동 현장을 찾은 건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한 이후 1년 만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약 80억 평) 규모의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64조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네옴의 핵심 교통·물류 수단인 지하 철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네옴시티를 구성하는 4개 구역 더 라인(거주 공간), 옥사곤(친환경 산업 단지), 트로제나(산악 휴양·레저 단지), 신달라(해양 리조트 단지) 가운데 더 라인의 하부 교통망 및 인프라 시설 '스파인' 일부 구간 터널공사를 시작했다. 삼성물산이 맡고 있는 터널 길이는 총 12.5km에 이른다.
이 회장은 네옴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을 격려하면서 '탈(脫)석유'로 대변혁을 추진하는 중동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경영진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며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에 앞서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에 소재한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TV·태블릿PC 생산 현장을 점검한 뒤 삼성의 중동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시장 교두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베니수에프주 와스타시 콤 아부라디 공단에 공장을 세워 2012년부터 TV·모니터·태블릿PC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공장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에는 삼성전자 이스라엘 R&D 센터에서 혁신 스타트업과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 받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미래 혁신 기술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과 반도체·바이오·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 스타트업 7000여 곳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 R&D 센터 및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서도 인공지능·로봇 등 현지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달말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네옴 등 중동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