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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20시간 교신 두절 딛고 부활한 ESA 목성 탐사선 JUICE…"금성 플라이바이 준비 임박”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유럽우주기구(ESA)의 목성 얼음 위성 탐사선, JUICE(Jupiter Icy Moons Explorer)가 지난 7월 16일 발생한 약 20시간에 달하는 치명적인 통신 두절 사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예정된 8월 31일 금성 플라이바이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ESA)의 공식발표와 The Register, SpaceDaily, Phys.org, NASA Space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위기는 지구에서 약 2억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의 반대편에 위치한 JUICE와 명령제어센터 간 통신 채널이 갑자기 끊긴 것으로 시작됐다.

 

당시 ESA의 주요 심우주 안테나인 스페인 세브레로스(Cebreros) 지상국은 탐사선과 교신 불능 상태에 빠졌으며, 예비 지상국인 호주 뉴노르시아(New Norcia)에서도 회복하지 못해 우주선 자체 시스템 이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통신 두절 기간 동안 텔레메트리 데이터가 전혀 수신되지 않아 미션 운영자들은 JUICE가 ‘안전모드(safe mode)’로 전환된 것으로 우려했다.

 

ESA 미션운용 매니저인 안젤라 디츠(Angela Dietz)는 “우주선과의 교신 상실은 가장 심각한 상황 중 하나이며, 텔레메트리 부재시 문제 진단과 해결이 극히 어렵다”고 밝혔다.

 

ESA 미션팀은 독일 다름슈타트의 미션 운영센터(ESOC)와 에어버스 엔지니어들과 긴밀히 협력해 ‘맹목적 명령(Blind Commanding)’ 전략을 시행했다. 이는 우주선 위치를 추정해 백업 저이득 안테나로 명령 신호를 무차별 송신하는 위험한 방식으로, 각 신호는 약 11분의 전파 지연 후 우주선에 도달하고 다시 11분 후 지구로 응답이 돌아오는 긴 시간 지연과 불확실성을 동반했다.

 

6차례 실패 끝에 7차 시도에서 신호 증폭기에 전원을 성공적으로 복구시키면서 JUICE와의 완전한 통신 연결이 재개됐다.

 

이번 통신두절의 기술적 원인은 16개월마다 리셋되는 내부 타이머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버그로 밝혀졌다. 이 타이머가 리셋 시점에 증폭기 제어 기능에 개입되면 증폭기가 꺼져 신호 강도가 약해져 지구에서 탐사선 신호를 수신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ESA는 향후 동일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양한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신 사태를 무사히 해결한 JUICE는 오는 8월 31일 금성 근접비행을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이 중력 지원 비행은 약 6000kg 무게의 JUICE가 태양 주위를 돌며 가속도를 얻어 목성으로 향하는 궤도를 조정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번 금성 근접 시점은 중앙유럽하계시간(CEST) 기준 7시 28분으로 고속 통신용 고이득 안테나를 태양열 차폐막으로 사용해 강한 태양열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한다. 열 보호를 위해 탐사선의 과학 장비는 비행 동안 비활성화 돼 금성 표면 사진은 촬영되지 않는다.

 

JUICE 미션은 총 네 차례의 중력 지원 비행을 통해 직행 시 필요한 초속 11km에 달하는 탈출 속도를 보완한다. 2026년과 2029년 두 차례의 지구 근접 비행도 예정돼 있어, 2031년 7월 목성 도착을 목표로 점진적인 속도 증강과 궤도 보정을 이어간다.

 

이후 이 탐사선은 목성의 최대 얼음 위성인 가니메데, 칼리스토, 유로파의 표면 및 내부 생명 존재 가능성 탐색 임무를 수행하며 2034년 12월에는 가니메데 주위를 최초로 직접 궤도비행하게 된다.

 

이번 사태는 10억 유로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심우주 임무에서 미묘한 소프트웨어 타이밍 오류가 얼마나 큰 위기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

 

다행히 ESA의 빠르고 침착한 대응과 첨단 통신 기술 덕분에 임무는 궤도 이탈 없이 재조정됐으며, 금성 플라이바이 성공으로 다시 궤도에 올라섰다.

 

한편 플라이바이(flyby)는 우주 탐사선이 특정 천체에 가까이 접근해 지나가면서 해당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속도와 방향을 바꾸는 우주 비행 기법이다. 이 과정에서 탐사선은 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태양계 내에서 더욱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필요한 궤도 변경이나 속도 증가를 중력 도움(스윙바이)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받는다.

 

플라이바이는 단순히 천체 근처를 관찰하며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도 있고, 장거리 탐사시 연료를 절약하며 속도와 궤도를 조절하는 전략적 목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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