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2018년, 2019년 잇단 항공기 참사로 346명의 사망자를 냈던 보잉이 유죄를 인정하고 4억8720만 달러(6746억원)를 벌금으로 내기로 미국 법무부와 합의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벌금 납부와 함께 향후 3년 간 안전 프로그램 강화 등을 위해 최소 4억5500만 달러(6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보잉은 737 맥스 항공기의 치명적 추락 사고에 대한 미국 법무부 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형사상 사기 공모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21년 25억 달러(3조4600억원)에 이은 두번째 벌금 2억4360만 달러(3300억원)을 내고 독립적 감시인의 3년 보호관찰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2018년과 2019년에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로 346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보잉이 중범죄를 저질렀음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유죄 인정은 보잉이 미국 국방부 및 미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정부 계약 발주 자격을 훼손시킬 수 있다.
2021년 합의 위반 여부가 재검토되면서 보잉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다. 미 정부 계약 수주에 불이익이 생긴다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보잉 이사회가 맥스의 추락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유가족을 만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규정 준수를 감독하기 위해 연간 진행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독립적인 감시인을 두어야 한다. 보잉은 이 감시인의 3년 임기동안 보호 관찰을 받게 된다.
피해자 가족의 변호인은 합의안에 대해 반대하고, 이 사건을 감독하고 있는 리드 오코너 판사에게 거래를 거부하라고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코너 판사는 2023년 2월 판결에서 “보잉의 범죄는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기업 범죄”라고 지칭한 바 있으며 피해자 가족들은 이 대목을 인용해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달 피해자 가족들은 법무부에 보잉에 최대 250억달의 벌금을 부과하라고 주장했다.
5월에 미 법무부가 보잉이 치명적인 추락 사고와 관련된 2021년 합의를 위반했다고 발표한 이후 보잉은 형사 기소 대상이 됐다. 올해 1월에도 운항 도중인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에서 문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결국 미 법무부가 기소 추진에 나서면서 보잉이 겪고 있는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
앞서 2018년 인도네시아 항공사 라이언에어,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에서 운항하던 보잉 737 맥스8이 추락해 각각 189명, 157명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보잉은 두 번의 참사에 대한 형사기소를 유예받는 대신, 25억 달러 지불과 함께 안전의식을 개선하기로 법무부와 협의했다.
2021년 협정은 3년 만기로 올해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협정 만료 이틀 전 알래스카 항공에서 운항하던 보잉 737 맥스9 항공편에서 비행 중 비상출구 패널이 뜯겨져 나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2018년, 2019년 참사와 관련한 혐의가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NYT는 "보잉이 유죄를 인정하고 합의했다고 해서 2018년. 2019년 항공기 참사에 연관된 직원이나 임원들까지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며 "알래스카 항공 패널 파손 사건에 대한 형사처벌은 이번 합의와 별도로 처벌 가능하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6월 30일 보잉사에 합의를 제안하고 이 거래를 수락하지 않으면 연방항공청(FAA) 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보잉의 사기 내용은 비용 절감을 위해 조종사에게 덜 집중적인 훈련만 요구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FAA에 허위 진술을 했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합의된 벌금은 치명적 추락 사고와 관련된 보잉의 두 번째 벌금으로 맥스 항공기 조종사를 위한 전체 비행 시뮬레이터 훈련을 시행하지 않음으로써 보잉사가 절약한 금액이다. 보잉은 2021년 25억 달러 합의의 일환으로 벌금을 냈다.
이 날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보잉(BA) 주가는 0.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