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지난 2024년 6월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불법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 3명이 다른 군사시설에 대한 촬영물도 소지했다고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3명이 최소 2년에 걸쳐 다른 군사시설까지 촬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부산청은 지난 6월 25일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인근 야산에서 드론을 띄워, 정박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5분여간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 3명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루스벨트함은 당시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입항해 있었다.
이 유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그랬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조사한 결과, 최소 2년 전부터 부산의 군사시설을 촬영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당시 띄운 드론에는 5분여 분량 동영상이 있었는데 항공모함과 해군작전사령부 기지 전경이 담겼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과 국정원, 군 등이 3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개인 전자기기를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 부산경찰청은 중국인 유학생 3명이 최소 2년간 우리 군사시설 사진을 수백 차례 촬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같은 범행이 중국 당국 등에 의해 사전 기획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지난 9일엔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릉 앞 국정원 관리 주차 구역에서 허가 없이 드론을 띄워 촬영한 중국인이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드론 카메라에는 헌인릉뿐 아니라 국정원 건물 일부도 촬영돼 있었다.
해당 중국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헌인릉에 관심이 많아 드론을 띄웠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헌인릉으로 직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중국인을 일단 석방했지만 출국 정지 조치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소환 등 추가 조사를 하며 대공 혐의점을 살필 것”이라고 했다.
30~40대 유학생 신분인 이들 3명은 현재 부산의 한 국립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한국에서 공부하다 중국으로 돌아가 회사 생활을 한 뒤, 다시 한국에 입국했다. 수사 당국은 이들을 출국 정지하고 조만간 다시 소환해 대공 혐의점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정보 당국은 최근 이어지는 중국인들의 국가 보안 시설 불법 촬영이 사전에 기획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