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국진출 생활가전기업들 '시련의 계절' 다이슨 '유아독존 천상천하'
한국에 진출한 생활가전 분야 외국계 기업들의 2023년 한국에서의 성적표를 분석해본 결과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영업이익률, 본사배당 등에서 다이슨코리아가 1위를 차지했다.
생활가전 숨은 강자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생활가전 유통총판 챔피언 코스모앤컴퍼니, 디자인 가전 스메그코리아(제이컬렉션)는 매출도 줄었지만, 영업이익도 영업손실로 바뀌며 적자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꼴찌를 기록한 스메그코리아와 코스모앤컴퍼니가 유독 힘든 한해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가전시장 매출은 온·오프라인을 합쳐 전년대비 12% 하락했다. 수량 기준으로는 17% 하락했다. GfK는 "물가 상승폭이 커진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대부분 업체들이 판매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에는 다이슨(영국), 필립스(네덜란드), 일렉트로룩스(스웨덴), 드롱기(이탈리아), 리페르(독일), 몰리큘(미국), 샤크닌자(미국), 블루에어(스웨덴), 스메그(이탈리아), 브라운(독일), 로라스타(스위스), 노바이러스(아일랜드), 비셀(미국) 등의 생활가전기업이 제품들을 판매중이다. 생활가전기업들 상당수가 축구강국들이라 한국시장을 놓고 마치 월드컵처럼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매출 순위는 다이슨코리아>게이트비젼>베르수니코리아>코스모앤컴퍼니>드롱기코리아>일렉트로룩스코리아>제이컬렉션(스메그코리아) 순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순위는 다이슨코리아>게이트비젼>드롱기코리아>베르수니코리아>스메그>일렉트로룩스>코스모앤컴퍼니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다이슨코리아가 한국시장을 거의 독식했다. 2023년 매출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794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3.7% 급증한 245억원, 당기순이익도 23.4% 급증한 180억원을 기록했다. 다이슨코리아는 코로나 팬데믹시기부터 2020년 2942억원, 2021년 3858억원, 2022년 6740억원에 급격히 매출상승을 이어가더니 엔데믹시대에도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소형 생활가전업체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다이슨만이 한국 시장에서 날개 돋힌듯이 팔린 셈. 본사배당도 전년(590억원)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1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급여로는 192억원, 광고선전비는 764억원, 판매관리비는 2043억원을 지급했다.
2위는 게이트비젼(대표이사 김성수)이다. 현재 다리미 로라스타(스위스), 공기살균기 노바이러스(아일랜드), 청소기 비셀(미국), 전기장판 이메텍 등의 한국총판이다. 김성수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중이다. 지난해 18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게이트비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730억원)보다 51.4% 급증한 1105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42억원)보다 확 떨어진 13억원, 당기순이익도 전년(109억원)보다 1/3토막난 37억원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임직원 급여는 38억원, 광고선전비는 33억원, 판관비는 143억원을 지급했다.
3위는 베르수니코리아(구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로 2023년 매출은 645억원, 영업이익 8.5억원, 당기순이익 4.5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22.7%, 영업이익은 75.7% 급감했다. 임직원 급여는 34억원, 광고선전비는 101억원, 판관비는 245억원을 사용했다.
4위는 코스모앤컴퍼니(대표이사 허경수, 박형철, 손병욱)가 차지했다. 현재 프리미엄 냉장고 리페르(독일), 공기청정기 몰리큘(미국), 다이슨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중인 청소기계의 다크호스 샤크(미국), 주방소형가전쪽의 기린아 닌자(미국), 공기청정기 블루에어(스웨덴)등의 한국총판을 맡아 판매중이다. 지분구조는 허경수 대표가 100% 보유중이다.
코스모앤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693억원)보다 566억원으로 소폭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11억원)보다 123억원 떨어진 영업손실 1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21억원)보다 160억원이상 감소한 마이너스 143억원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임직원 급여는 57억원, 광고선전비는 4.6억원, 판관비는 171억원을 지급했다.
특히 회사가 피고로 진행중인 소송이 1건(부당이득반환 청구)있다. 상기 소송사건에서 1심 승소했으며, 피고가 항소함에 따라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중이다.
5위는 이탈리아 커피머신 명가 드롱기코리아가 차지했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3개의 지표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359억원에서 325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26억원에서 9.6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20억원에서 6.5억원으로 감소하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임직원 급여는 20억원, 광고선전비 49억원, 판관비 109억원을 지급했다.
드롱기의 대표 제품은 커피머신, 전기포트(무선주전자), 토스트기등이다. 지난해 매출증대의 가장 큰 이유는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색감'을 앞세워 주방 인테리어 가전으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6위는 스웨덴 숨은 강자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전년 매출 564억원에서 47% 감소한 301억원을, 영업손실 10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0년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9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은 매년 내리막길을 걸으며 1/3토막까지 났다.
영업이익 역시 적자전환하며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마이너스 182억원을 기록했다. 임직원 급여는 38억원, 광고선전비는 34억원, 판관비는 218억원을 지급했다.
7위는 예쁜 냉장고 스메그코리아(제이컬렉션, 대표이사 정태호). 2023년 매출은 전년 215억원에서 16.3% 감소한 180억원, 영업손실 9.2억원, 당기순손실 1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임직원 급여는 30억원, 광고선전비 9.7억원, 판관비 88억원을 지급했다.
경영실적이 부실한 기업의 경우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 SNS등의 게시글에서 단점이 바로 확인가능하다.
스메그 고객들의 구매후기를 살펴보면 "예뻐서 샀지만 모양만 냉장고, 기능은 부실" "가전으로 샀는데, 가구로 사용" "장식품 전락한 냉장고, 수납장으로 쓰고 있어요" "디자인은 냉장고, 기능은 수납장" "인덕션도 예뻐서 샀으나, 기능의 불편으로 적응에 한참 걸림" "동일가격에 성능이 무조건 뛰어나야 한다는 분들은 스메그 사면 바로 후회" 등이었다.
백화점에서 만난 스메그 사용고객은 "디자인측면에서는 고객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아, 집안 인테리어로 구매했다"면서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예쁘지만 비싼 쓰XX'라는 혹평이 따라다닐 정도로 실사용 만족도와 가성비측면에서는 최악이었다"고 혹평했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전제품 업계 대부분이 특수를 누렸지만, 엔데믹 시대가 되면서 양분되고 있다"며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좀 더 소비자를 소중히하는 AS정책을, 적자기업은 좀 더 한국소비자 타깃의 제품과 가격으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적자기업의 일부는 결국 한국시장 철수 혹은 조직축소의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동안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했던 일부 외국계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시장과 소비자의 무서움을 아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