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글로벌 화학 기업 순위에서 한국기업 중 최고 기록인 LG화학이 4위로 평가했다. 국내 기업이 C&EN이 발표하는 화학기업 순위에서 ‘TOP 5’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월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화학학회가 발행하는 화학산업 전문 매체 ‘C&EN’이 발표한 올해 50대 화학 기업 순위(2024 Global Top 50)에서 LG화학은 지난해보다 3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의 직전 최고 순위는 2021년 7위였다.
C&EN은 매년 화학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화학 기업 순위를 발표한다. 사업확장, 인수합병 등 해당 분야의 실적을 기반으로 각 기업 성과를 평가한다.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중국의 시노펙(2위)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는 15위를 차지한 미쓰비시 케미컬 그룹이다. 대만의 포모사플라스틱이 9위에 랭크, TOP10안에 진입했다.
TOP10 에는 미국기업 3곳, 중국기업 2곳, 독일·한국·사우디아라비아·대만·영국이 각각 1곳씩 포함됐다.
올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독일 바스프(BASF)가 차지했다. BASF는 2023년 745억 달러의 매출을 낸 세계 최대 화학회사이지만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매출이 21% 감소하고, 수익도 44% 감소했다. 지난 2월에는 700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한 11억 달러의 비용 절감 프로그램까지 발표했다.
2위~5위는 시노펙(중국), 다우(미국), LG화학(한국), 페트로차이나(중국)이 차지했다.
또 6위~10위는 엑슨모빌(미국), 사빅(사우디아라비아), 리옹델바젤 인더스트리(미국), 포모사플라스틱(대만), 린데(영국)로 나타났다.
중국 석유화학업체인 장쑤 동방성홍(22위), 신펑그룹(48위) 2곳도 처음으로 TOP50에 들었다.
또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화학 기업이 공급과잉 등으로 침체기를 겪은 가운데 10위권 기업 중 2022년보다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LG화학(4위, 6.5%), 페트로차이나(5위, 3.4%), 영국의 린데(10위, 0.3%) 등 3곳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423억달러(약 59조원)로 2022년 대비 6.5% 증가했다.
C&EN은 LG화학이 이탈리아 이엔아이(ENI)와 차세대 바이오 오일(HVO) 공장을 설립하고, CJ제일제당과 바이오 나일론(PA) 사업화, GS칼텍스와 생분해성 3HP(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상용화를 각각 추진하는 등 친환경 원료 기반의 신사업을 확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 LG화학이 지난해 말 미국 테네시주에 착공한 양극재 공장, 제너럴모터스(GM)와 맺은 약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 등 배터리 소재 분야의 전략을 강화한 점도 언급했다. 이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친환경소재, 전지 소재,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 온 점을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글로벌 50대 화학기업 순위에서 한국 기업은 LG화학 외에도 롯데케미칼(27위)과 한화솔루션(47위), SK이노베이션(50위)이 50위 내에 들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소재 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47위로 재진입했고, SK이노베이션도 순위권에 포함됐다.
C&EN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개 화학기업의 전체 매출은 2023년 1조360억달러로, 2022년 대비 10.7%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등세가 지난해에는 약화했고, 재고 조정으로 판매량도 감소했다. 공급 과잉도 이어지면서, 29개 기업의 수익성이 감소했으며 7개 기업은 적자를 기록했다.
C&EN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노후화된 자산으로 인한 경쟁력 부족으로 어려움을겪는 유럽 기업에는 특히 좋지 않은 해였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은 풍부한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약점을 더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바스프, 이네오스, 코베스트로, 아르케마, 에보닉 등 유럽 기업의 화학 제품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