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행 거리를 실제보다 과장되게 조작했으며, 소비자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민원 전담팀까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의도적으로 충전 주행거리 표시를 조작하고, 표시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른 것에 대한 불만 제기를 무마하는 전담팀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여름 라스베이거스에 '전환팀'(Diversion Team)이라는 이름으로 민원 전담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테슬라 차량의 주행거리와 관련한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조직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자동차의 광고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르다는 민원이 급증하면서 서비스 센터를 찾으려는 차주들이 급증했고, 이 고객들의 예약을 취소하도록 하기 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팀이라는 내용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잔량과 이에 따라 얼만큼의 주행이 가능한지가 계기판에 수치로 표시된다. 로이터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대시 보드 상에 나타나는 주행거리를 실제보다 과장했다"고 보도했다.
예컨대 배터리가 80%남은 경우 실제로 300km 정도 주행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km 수를 표시한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연료 부족으로 운전 중 차가 멈추고 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실제 주행거리가 다시 나타나도록 하고, 배터리 잔량이 0이 된다 해도 추가로 15마일(24km)가량 더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러한 주행거리 표시 조작은 차량을 많이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목적'으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로이터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테슬라의 겨울철 주행거리 저하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사실"도 전했다. 공정위는 올 1월 테슬라의 표시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르다는 것 등을 지적하며 테슬라코리아에 28억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테슬라의 모델3 일부 모델은 저온에서 광고, 표시된 주행거리의 49.5%밖에 가지 못했다.
이에 테슬라는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불만이 급증하자, 결국 이를 무마하는 전담팀까지 만들었다.
이들은 주행거리가 '실제 측정치가 아닌 예측치'이며, 배터리는 시간 등에 따라 악화할 수 있다고 말하도록 교육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차주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사건을 종결하고, 응답한 전화에 대해서는 5분 이내에 끝내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담팀'의 구체적인 구성이나 정보가 알려지진 않았지만, 차주들이 앱 등을 통해 서비스 센터 예약을 하면 이 민원은 전담팀으로 연결됐다.
주행거리 관련 민원은 한 주에 최대 2000건에 달했고 전담팀은 한 주 기준 약 750건의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관리자들은 이 팀에 고객 예약을 취소할 때마다 약 1000달러를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테슬라는 해당 보도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테슬라는 최근 국내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해 기존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한 '모델 Y'를 내놔 인기를 끌고 있다. 대기 고객만 2만명 이상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