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유럽 대형 제약사 로스만이 테슬라의 전기차를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것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에 따르면 독일에 본사를 둔 로스만은 이날 성명을 통해 "머스크의 발언과 테슬라가 자사 제품을 통해 표현하는 가치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로스만측은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는다"면서 "트럼프는 기후 변화를 '사기(hoax)'라고 거듭 말해왔다. 이런 태도는 전기차 생산을 통해 환경 보호에 기여하려는 테슬라의 사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로스만은 유럽 전역에 4700여개 매장과 6만2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대형 약국체인기업이다. 1년에 약 180대의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으며, 테슬라 전기차는 회사 차량 800대 중 38대로 알려졌다.
CNBC는 "로스만이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모두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로스만의 이번 결정은 머스크의 터무니없는 행동과 정치적 발언으로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졌다는 최근 조사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으며, 자신이 만든 친트럼프 단체인 '아메리카 팩'이라는 이름의 슈퍼팩(super PAC, 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2일 머스크와 '중대한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공화당원들은 지난 2022년 하반기에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으나 이것이 그들의 전기차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퓨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은 좌파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머스크의 평판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매출은 올해 2분기에 2% 증가했지만, 자동차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2억7000만 달러에서 7% 감소한 199억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