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X(옛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불법 의혹을 조사 중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의 소환 불응에 제재를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20일(현지시각) 더힐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EC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머스크가 SEC 소환 조사에 출석해 증언하기로 했으나 이를 재차 어겼다"며 "민사상 모독죄를 적용해 그를 처벌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일 SEC 소환조사에 출석해야 했으나 예정된 시각을 3시간 앞두고 불출석 의사를 통보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폴라리스 던' 임무를 위한 로켓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로 급히 이동해야 했다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SEC 변호인인 로빈 앤듀스는 "머스크는 지난해 9월에 합법적인 행정 소환장을 무시하고, 지난 주에는 명확한 법원 명령을 무시했다"며 "법원은 머스크가 술책과 지연 전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역할을 고려해 볼 때 예정된 발사 일정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변호인단은 SEC의 제재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실제 머스크가 발사에 참석한 점, 조사 내내 협조한 점, 증언 일정을 내달 3일로 연기한 점 등도 해명 사유로 들었다.
SEC는 머스크가 X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머스크는 2022년 4월 당시 트위터(현 X) 인수를 제안했다가 7월 돌연 거래를 철회하는 듯했으나 같은 해 10월 1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에 인수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그해 1~4월 조용히 트위터 주식을 매입해 이미 지분 9.2%를 획득한 상태에서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분 5%를 넘기고도 제때 '의무' 공시하지 않은 점을 SEC는 증권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또 같은 달 뉴욕의 엑스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억만장자가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엑스의 지분 공개를 불법으로 지연시켰다고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