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놓고 특정후보를 비난, 옹호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는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자신이 소유한 '엑스(구 트위터)'의 사회적관계망에 바이든 대통령에 관한 글을 약 40회 게시했다. 2023년 당시 연간 30회에 걸쳐 '바이든 비난성' 글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머스크가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머스크는 작년 1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에 관한 글을 전혀 올리지 않다가 작년 12월에 2차례 게시했고, 올해 들어서는 매월 최소 7차례씩 올렸다. 대부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비롯해 이민과 보건 정책 등을 공격하는 내용이다.
특히 지난 2월 2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과 민주당의 영속적인 집권을 위해 느슨한 이민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당시 머스크는 "바이든의 전략은 매우 간단하다: 1. 가능한 한 많은 불법 이민자를 이 나라로 끌어들인다. 2. 영구적인 다수당 - 일당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그들을 합법화한다. 바로 그것이 그들(바이든과 민주당)이 그렇게 많은 불법 이민을 장려하는 이유다. 간단하지만 효과적이다"라고 썼다.
머스크는 지난달 3일 자신이 소유한 기업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바이든은 확실히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저 '극좌 정치 기계'를 위한 비극적인 간판일 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깎아내렸다. 이 글은 다른 엑스 이용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한 언론 인터뷰 영상을 올리며 "미국 대통령은 혼자서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제정신이 아니다(insane)"라고 비난하자 이에 동조하며 올린 댓글이다.
머스크는 지난 3월에는 12차례나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으며, 미국 언론을 향해서도 "바이든 응원단"이라고 불평했다.
미국 매체에서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머스크와 그의 측근인 벤처 자본가 피터 틸 등 억만장자들이 모여 저녁 모임을 하며 바이든의 재선을 저지하는 방법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머스크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올해 20여차례 올린 글에서 대체로 옹호하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 사건들을 언급하며 그가 언론과 검찰이 지닌 편견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아직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3월 6일 "나는 미국 대통령 후보 어느 쪽에도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는 글을 엑스에 올렸고, 같은 달 공개된 CNN 전 앵커 돈 레몬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에 어느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머스크는 당시 인터뷰에서 두 후보 중 어느 한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느냐 질문에 "나는 바이든에게서는 멀어지고 있다"(I'm leaning away from Biden)고 말했다.
머스크가 다른 소셜미디어 수장들과 달리 이처럼 정치적인 발언을 지속해 나가는 이유엔 2년 전 인수한 엑스(X, 옛 트위터)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NYT는 "올해 대선에 관한 머스크의 게시 글이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소유주로서 그간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의 리더가 하지 못했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해 엑스로 이름을 바꾼 뒤 이 플랫폼의 운영을 주도하며 막강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엑스에서 그의 팔로워는 1억8470만명에 달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어느 플랫폼에도 정치 관련 콘텐츠를 올리지 않는 모습과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사용법이 대비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나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도 자회사의 각 플랫폼인 링크트인과 유튜브에 정치적인 게시물을 올린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