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일론머스크가 경영하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초부터 신규 저가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히며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1% 급등했다.
2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달러(약 29조310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2900만달러)보다 9%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221억50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테슬라의 이번 분기 매출 감소(-9%) 폭은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예상을 하회한 실적에도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출시를 확대한다는 발표에 시간외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7% 넘게 급등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 모델들은 기존 생산 라인을 통해 생산될 것"이라며 "신규 생산 라인에 투자하기 전 현재의 생산 능력을 완전히 활용하고, 생산량을 2023년 대비 50% 가량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실적 부진은 예상된 결과다. 공급망 불안, 공장 가동 중단, 중국 경쟁사의 추격 등으로 앞서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2020년 이후 4년 만의 역성장이었다.
전기차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테슬라는 최근에도 미국과 중국 등에서 기존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섰다. 전 세계 인력의 10%를 감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3년 말 기준 테슬라의 전 세계 직원 수는 14만명으로, 1만4000명 이상이 감원 대상이다.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제품 개발 계획만 언급했던 로보택시를 오는 8월 공개하겠다는 카드까지 꺼냈다.
한편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3332개의 일자리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688개의 일자리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미 CNBC 방송이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고물가, 고금리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판매량이 증가하는 중국 BYD 등과 비교하면 테슬라가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잃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서만 40% 빠졌다.
테슬라는 이날 "작년 생산량보다 5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새로운 제조라인에 투자하기 전에 현재 생산 능력을 완전히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은 신규 투자 대신 기존 생산라인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머스크는 이달 인도에 방문해 신규 기가팩토리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테슬라의 실적이 휘청이며 막판에 계획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