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서울 강남역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초역세권 오피스 빌딩을 매입한 대형 자본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기관·해외 투자자나 IT 대기업이 아닌, 1000원 상품으로 시작한 ‘다이소’를 운영하는 한웰그룹이 무려 3550억원 규모의 강남 대형 오피스를 사들였다. 이 거래는 단순 투자이야기가 아니라, 이익 모델과 소비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한국경제의 ‘스냅샷’으로 읽힌다.
3550억, 강남 역세권 오피스를 산 1000원 샵
코람코자산신탁이 10일 다이소를 보유한 한웰그룹에 ‘케이스퀘어 강남2’를 355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케이스퀘어 강남2는 평(3.3㎡)당 약 535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강남업무지구(GBD) 오피스 매매 사례 가운데 평당 5000만원을 상회하는 두 번째 거래다. GBD 최고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입한 스케일타워로 평당 약 540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케이스퀘어 강남2’(서울 강남구 역삼동 826번지 일대)는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약 2만1942㎡(약 6649평)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다. 주요 길가인 강남대로와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3번 출구 바로 인근에 있다.
이 빌딩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직접 자산운용을 설계하고 2018년 조성한 오피스용 리츠를 통해 토지를 매입한 뒤, 2019년 KCC건설에 시공을 맡겨 2022년에 준공한 ‘자체 기획형’ 아시스트였다. 이후 고금리·경기 둔화로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며 매각이 여러 차례 무산된 뒤에야,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사이에 한웰그룹으로 매각되는 과정을 거쳤다.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은 약 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포함한 구조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순수 자본보다 ‘기존 사업 현금흐름 + 대출조달’ 구조가 핵심이다.
다이소의 3조9000억 매출, 40%대 이익 성장
거래의 배경에는 다이소 자체의 기록적인 실적이 자리한다. 한웰그룹이 공개한 자료와 국내외 소매 리서치에 따르면, 다이소는 2024년 기준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41.8% 급증한 수치로, 2022년(매출 2조9457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조원 가까이 규모가 불어난 ‘고속 성장’ 국면이다.
이는 국내 전체 극소소비(저단가, 고주파 구매)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과 해외(미국·중국·동남아) 진출에 따른 글로벌 매장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소비자심리조사와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가성비 중시형 소비’가 강화되면서, 1000원~수천원 단위의 비공산재(소모성 일용품·소형 가전·잡화)를 중심으로 한 다이소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정부소비지출·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와 소상공인 매출 통계 등을 비교해보면, 전통 유통(대형마트·백화점)은 1~3%대 성장에 그치는 반면, 가치소비·저단가 채널은 1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한 사례가 다수 관찰된다.
강남 오피스에서 본 ‘소비 패턴의 지진’
외국 기관·해외 언론이 집중하는 시점은 “저가 소비재를 파는 회사가 왜 프라임 오피스를 사야 하는가?”라는 역설적 질문이다. 하지만 실제 가격 구조를 살펴보면, 이 거래는 1000원 상품 한 개가 3550억 빌딩 살 한 방에 들어가는 ‘신화’가 아니라, 4조원 시장 축을 움켜쥔 기업이 자본 효율적으로 프리미엄 자산을 매입한 전략으로 읽힌다.
1건물 인수대(약 3550억원)는 다이소 2024년 영업이익의 약 9.6배 수준.
다이소 1년 매출(약 3.97조원)은 이 건물 인수대의 10배 이상으로, 시가총액 대비 인수 비용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으로 분석된다.
또한 강남 오피스 시장 관계자들은 “고금리기에는 오피스 투자금리 대비 연평균 수익률(예상 랜트·공실률 등)이 통상 3~4% 내외”라는 설명을 내놓는데, 한웰그룹이 이 빌딩을 그룹·물류·플래그십 스토어 등 복합용도로 활용할 경우, 단순 금융수익률 이상의 전략적 시너지를 노린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공시자료와 상업용부동산 감정평가 회사 리포트에 따르면, 강남권 주요 오피스 빌딩의 10년 평균 임대수익률(Cap rate)은 2.8%~4% 범위에 있어, 신용도·현금흐름이 우수한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저배당 성격의 장기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매력적인 자산으로 분류된다.
다이소로서는 건물을 그룹사 사옥·지주회사 기능, 그리고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체험형 공간’을 겸하는 형태로 활용할 경우, 임대 수익 외에 브랜드·유통 네트워크 강화라는 비재무적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국제전통매체 블룸버그,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도 “1000원 상품을 파는 회사가 도심 핵심 오피의 지주가 되는 경우는, 소비자 행동 변화와 자본 배분 방식이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