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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내궁내정] 방귀의 양은 남성이 많지만, 냄새는 여성이 더 고약한 이유…방귀냄새로 알츠하이머·파킨슨병 치료? ‘역설적 반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여성의 방귀 냄새가 남성보다 더 고약하다고? 

 

이 말은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1998년 미국 위장병학자 마이클 레빗(Michael Levitt) 박사가 수행한 과학적 실험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레빗 박사는 위장 질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성인 16명(남성 8명, 여성 8명)을 대상으로, 강낭콩(또는 핀토콩)과 완하제를 투여해 방귀를 유도한 뒤, 직장 튜브와 가스 주머니로 구성된 ‘방귀 채집 장치’를 이용해 배출 가스를 수집했다.​

 

이 가스를 정밀 분석한 결과, 방귀 냄새의 주요 원인은 황을 포함한 화합물, 특히 ‘썩은 달걀 냄새’로 잘 알려진 황화수소(H₂S)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는 남성이 더 많은 양의 방귀를 배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여성의 방귀에서는 남성보다 ‘현저히 높은 농도’의 황화수소가 검출됐다.​

 

후각 평가에서도 이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두 명의 평가위원이 0점(무취)부터 8점(매우 불쾌함)까지 냄새를 등급화했는데, 여성의 방귀 냄새가 남성보다 더 자극적이고 고약하다고 평가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여성의 방귀 황화수소 농도가 남성보다 약 2배 이상 높았다. 결국 “여성의 방귀가 남성보다 냄새가 더 심하다”는 일반 인식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셈이다.​

 

왜 여성의 방귀가 더 ‘지독한 냄새’를 낼까?

 

이러한 성별 차이의 배경에는 장내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과 식습관의 차이가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레빗 박사의 연구는 방귀의 99%는 냄새가 없는 질소, 산소, 수소, 메탄 등이지만, 나머지 1% 안팎의 황 함유 가스(황화수소, 메르캅탄 등)가 강한 악취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여성의 장내 환경이 특정 황화합물 생성균(예: 황화수소를 만드는 sulfate-reducing bacteria)의 비율을 높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콩류·유제품·고단백 식사 후 여성에서 더 강한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레빗 연구는 소규모 샘플(16명)에 기반한 탐색적 실험이므로,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식이·성별 간 정량적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방귀 냄새의 ‘반전’ 효과: 황화수소와 뇌 건강


흥미로운 반전은, 이처럼 고약한 냄새를 내는 황화수소가 인체에 미량으로 존재할 때 오히려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황화수소는 고농도에서는 독성이 강하지만, 생체 내에서 소량으로 생성되는 경우, 단백질을 ‘설프하이드레이션(sulfhydration)’이라는 방식으로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뇌세포간 신호 전달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 설프하이드레이션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그 감소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정상적인 황화수소 수준에서는 글리코겐 신테이스 베타(GSK3β)라는 효소가 신호전달 분자로 작용하지만, 황화수소가 부족하면 GSK3β가 타우(tau) 단백질과 과도하게 결합하게 된다.​

 

GSK3β가 타우 단백질과 결합하면, 타우는 뇌세포 안에서 엉키고 응집되는 형태로 변하며, 이 응집체가 커지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차단하고 결국 신경세포가 사멸하게 된다. 이것이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기억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 운동 기능 상실의 핵심 메커니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존스홉킨스의대 연구: 황화수소 투여로 쥐의 인지·운동 기능 50% 개선


이러한 배경에서 2021년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인간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용 쥐에게 황화수소를 운반하는 화합물(NaGYY)을 12주간 투여한 실험을 수행했다. 이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바 있다.​

 

행동 검사 결과, 황화수소를 투여한 쥐는 미처치군(치료받지 않은 쥐)에 비해 인지 기능과 운동 기능이 약 5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황화수소를 투여한 쥐들은 미로(maze)에서 탈출구 위치를 더 잘 기억했고, 플랫폼 탈출 위치를 기억하는 능력도 향상됐으며, 신체 활동성도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황화수소를 투여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행동적 결과를 부분적으로 역전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는 동물 모델에서의 결과이며, 인간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 적용 가능성과 향후 연구 방향


현재까지는 인간에서 황화수소를 직접 투여해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는 임상 시험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방귀에서 나오는 미량의 황화수소가 뇌에 직접적인 보호 효과를 준다는 직접적 증거도 부족하다. 다만, 생체 내에서 황화수소가 중요한 신호 분자로 작용한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래에는 황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약물(예: 황화수소 도너 화합물)을 개발해, 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새로운 치료 기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장내 황화수소 생성과 뇌 건강 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장내 미생물-뇌 축(gut-brain axis)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생활 조언: 방귀에 대한 과도한 죄책감은 불필요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여성의 방귀가 더 고약한 냄새를 내는 것은 생리적·미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현상이며, 그 냄새의 원인인 황화수소가 미량일 경우 오히려 뇌세포 보호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역설적 반전’이 있다.​

 

실제로 남성은 자신의 방귀 소리나 냄새가 들키는 것을 덜 신경 쓰는 반면, 여성은 가장 신경 쓰는 것으로 2005년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어, 여성의 방귀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 방귀는 건강한 소화의 자연스러운 산물이며, 그 냄새가 강하다고 해서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다음에 방귀를 뀔 때 심호흡을 해보라”며, “그 역한 냄새가 비밀스러운 두뇌 자극제일지도 모른다”는 유머 섞인 조언을 덧붙였다. 다만, 방귀가 지나치게 빈번하거나 복통·변비·설사 등이 동반된다면, 장내 질환(예: 과민성대장증후군, 유당불내성, 장내 세균 과증식)을 의심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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