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이어 인도 총리를 만나는 등 연일 세계 각국의 지도자를 만나 전기차 시장확대를 위한 협의에 나선다.
머스크는 이미 전기차(테슬라), 우주항공(스페이스X), 인공지능(xAI), 뇌신경과학(뉴럴링크)등 빅테크 기업중에서도 최첨단 기술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어 각국의 정상들에게도 자국의 경제동맹과 비즈니스 확대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넷째 주에 머스크가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고, 별도로 인도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인도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며 방문을 예고했다. 머스크는 오는 22일 모디 총리를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전지차 시장확대를 위해 인도 시장에 투자 계획을 직접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그동안 인도에서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오래전부터 인도 진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작년 6월에 방미한 모디 총리와의 뉴욕회담 후 머스크도 "가능한 한 빨리 인도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 인도 진출을 확신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머스크 CEO의 방문 기간은 인도 선거 시기와도 겹친다. 인도는 오는 19일부터 유권자만 해도 10억명인 총선에 돌입한다. 이달 중 테슬라 공장 건설이 발표되면 제조업 진흥책 '메이크 인 인디아'를 내세워 외자 유치를 추진해온 모디 정부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상 모디 총리는 3연임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로이터는 "총선 기간 테슬라의 투자 발표는 모디의 경제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는 인도 진출에 대해 현지 생산보다 수입 판매를 우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관세 인하를 요구했었다. 지난 3월 인도 정부는 자국에 최소 5억 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하고 3년 이내에 공장을 설립하는 외국 기업의 경우 전기차 관세를 100%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달에는 테슬라가 인도에 20억~30억 달러(약 2조7300억~4조950억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위해 부지를 알아볼 팀을 인도에 보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와 구자라트, 남부 타밀나두를 포함해 기존 자동차 허브가 있는 주 등이 실사 후보지로 꼽힌다.
머스크는 엑스(X, 옛 트위터)에서 "다른 모든 나라에 전기차가 있는 것처럼 인도에도 전기차가 있어야 한다"며 "인도에 테슬라 전기차를 공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행"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새 공장에서 3만달러(4000만원) 이하 소형 전기차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인도 정부에 전했다. 또한 현지에서 먼저 소형 전기차를 팔고 동남아, 중동, 남유럽과 동유럽으로 수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머스크는 인도의 모디총리를 만나기 전 이번 주말에는 경제난 극복에 나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난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9일(현지 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머스크 CEO로부터 공장 방문 요청을 받았다"며 "두 사람은 13일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회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0일 대통령 취임한 후 처음으로 9일 미국을 방문한다.
밀레이 대통령과 머스크는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로 추켜세우며 ‘온라인 브로맨스’를 과시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5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자유주의 시장경제 이론을 설파하는 당시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의 현지 TV 대담 프로그램 방송분 일부를 게시했다. 이에 당시 밀레이 당선인은 자신의 X에 영어로 "일론, 우리는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이번 두 사람의 만남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핵심 광물인 리튬 개발에 대한 투자 건이 테이블에 올라올지 관심이 쏠린다. 아르헨티나는 칠레·볼리비아와 함께 '리튬 삼각지대'를 형성하는 자원 부국이다.
일론 머스크는 한 국가의 기업CEO이지만 웬만한 국가의 대통령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있다. 그의 말 한마디와 투자결정 하나하나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주가 역시 좌지우지되는 상황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한국이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사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다면 입지·인력·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투자를 요청했다.
지난해 9월 머스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튀르키예 정부의 튀르케비센터(터키하우스)를 찾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 면담은 테슬라 공장 건설을 포함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의미있는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나는 공식자리에 머스크는 세 살배기 아들을 대동해 '어색한 순간'이 연출됐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대통령을 만나는 공식자리에 3살배기 아들을 대동해 '괴짜'다운 '기행'을 또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가십거리에 오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자금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자 그는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돈이나 기부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그가 법적 청구서를 지불하는 것을 돕기 위해 돈을 빌려주고 싶지 않다"고 선거자금 지원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