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올해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제3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전처 니콜 섀너핸(51) 캘리포니아주 변호사가 낙점됐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외신은 케네디가 섀너핸이 성장한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지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50개주의 약 절반이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지명해야 후보로 등록이 가능해 케네디가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선거유세 현장에서 섀너핸을 소개하면서 "장애물을 극복하고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이민자의 딸"이라고 말했다.
백인 아버지와 중국계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섀너핸은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에 생활을 의존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현재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변호사이자 기업인이다. 상당한 재력도 갖고 있어 케네디 진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섀너핸은 정치계의 ‘큰손’으로도 불린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에게 2만5000달러(약 3371만원)를 기부했으며, 올해 슈퍼볼 방송 중간 광고 시간에 송출된 케네디 주니어 홍보 영상에 400만달러(약 54억원)을 후원하가도 했다.
섀너핸은 2018년 11월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브린 사이에 딸 1명을 두고 있다. 딸 양육 문제 등으로 남편과 불화를 겪던 중 2021년 12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린과 섀너핸은 2023년 5월 이혼했다. 절친했던 브린과 머스크도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네디 주니어는 존 F 케네디(1917~1963)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1925~1968)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이들 형제는 모두 암살됐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정치 명문가 케네디가의 일원이지만 작년 10월 탈당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케네디의 무소속 출마에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진영 모두 경계해왔다. 특히 민주당 안팎에서는 그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친형제자매들이 그의 출마를 반대하는 공개 성명을 내며 집안 갈등으로도 비화했다.
케네디는 "니콜과 나는 모두 민주당을 떠났다. 우리의 가치가 변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변했다"라고 말했다. 섀너핸도 과거에 민주당 지지자로 과거에 선거에서 조 바이든을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을 후원했으나 케네디처럼 이탈했다.
케네디는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비판해왔으며 음모론을 신봉할 뿐만 아니라 특히 백신 접종에도 불신감을 자주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단체인 ‘매가INC’의 알렉스 파이퍼 대변인은 "극좌 진보주의자인 케네디 주니어가 바이든의 큰손이었던 극좌인물을 러닝메이트로 고른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