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세계 처음으로 실제 우주에서 촬영한 첫 장편 영화가 개봉됐다.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처럼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는 꽤 있었지만, 실제 우주에서 직접 촬영한 영화는 처음이다.
3년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우주에서의 영화 제작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는데 러시아가 먼저 영화를 개봉하면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도 '우주강국' 러시아가 갖게 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2021년 10월 고도 400km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장면이 포함된 러시아의 장편 영화 '도전'이 개봉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영화는 러시아 국영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국영방송 '1채널'이 약 10억 루블, 우리돈 160억원을 들여 제작했다. 영화 제작에만 약 3년이 걸렸다.
제작진은 야심찬 프로젝트였다면서 영화를 통해 러시아의 우주 산업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우주쓰레기에 부딪혀 크게 다친 우주비행사를 구하기 위해서 국제우주정거장, ISS로 파견되는 여성 흉부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페레실드가 의사역을 맡았고,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러시아 우주비행사 올레그 노비츠키가 부상당한 우주비행사역을 맡았다.
12일 러시아를 시작으로 20일부터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등 6개국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27일부터는 이집트, 요르단,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등 중동-북아프리카 14개국에서도 영화가 개봉된다.
앞서 지난 12일 모스크바 최대 극장인 옥탸브르영화관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영화 제작진과 문화부 장관 등 약 30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영화관 입구에는 배우와 제작진이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 타고온 우주선 소유즈호가 전시됐다.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율리아 페레실드와 영화감독 클림 시펜코는 당시 12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며 40분 분량의 영화 장면을 촬영했다. 두 사람은 우주 현지 촬영에 앞서 4개월간 가가린우주비행사훈련소에서 원심분리기 체험, 무중력 비행 훈련, 낙하산 훈련 등 강도 높은 우주비행 훈련을 받았다.
주인공 페레실드는 지원자 3000명 중 1차로 선발된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검진, 심리 검사 등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 연방우주국은 선발 조건으로 러시아 국적에 나이 25~40세, 몸무게 50~70kg, 3분30초 이내 1km 달리기, 20분 이내 자유형 800미터 수영, 3m 스프링 보드 다이빙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우주분야 최강국' 자리를 놓고 경쟁중인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촬영 첫 영화'라는 타이틀은 러시아가 먼저 영화를 개봉하면서 러시아가 갖게 됐다.
미국도 2020년 배우 톰 크루즈가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을 함께 작업했던 더그 라이만감독과 함께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 영화를 촬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미국항공우주국장 짐 브라이든스틴은 트위터를 통해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함께 작업하게 돼 흥분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이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반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주인의 날 연설에서 "100차례 연속 무사고로 우주 발사가 이뤄졌다. 이는 우주 산업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좋은 지표"라고 말할 정도로 우주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