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할 우주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 개발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무기는 핵폭발로 엄청난 에너지파를 생성해 전 세계가 휴대전화 통화와 인터넷 검색 등에 의존하는 수많은 상업용 위성과 정부 위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
앞서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보위원회가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다음날 "위협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과 관련됐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새 무기가 아직 개발 중이지만, 만약 사용된다면 핵무기 역사상 가장 위험한 루비콘강을 건너 일상생활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은 수년간 EMP를 포함해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다.
이같은 신무기가 상업용 위성보다 높은 궤도를 도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핵 지휘·통제 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무기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 궤도 공간에 있는 러시아의 위성에도 똑같은 피해를 주기 때문에 러시아에는 '최후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미 당국자와 소식통은 평가했다.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중국과 인도를 끌어들어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외교적 노력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을 잇따라 만나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주에서 핵 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물러서도록 하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에게 달려 있다"고 촉구했다.
즉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무시하는 만큼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핵 EMP를 우주에 배치하면 '우주 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도 서명한 우주 조약(1967년 발효)은 우주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며 우주를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