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화성(火星)의 모습이 사상 처음으로 지구에 생중계됐다.
유럽우주국(ESA)은 2일 오후 6시(현지 시각)부터 1시간 동안 유튜브를 통해 화성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촬영한 화성 사진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ESA 회원 15국과 러시아가 공동 개발한 유럽 최초의 화성 탐사선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전 2003년 6월 2일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려 발사돼 6개월간 4억9100만㎞를 날아 그해 12월 25일 화성 궤도에 도착했다. 이후 고도 300~1만㎞의 타원궤도로 화성을 7시간 반에 한 번씩 공전하면서 화성을 촬영해왔다.
이번 이벤트는 마스 익스프레스 발사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48초에 한 번씩 화성의 새 사진을 보냈으며, 촬영은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VMC카메라로 이뤄졌다.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ESA 미션 컨트롤센터의 우주선 운영 관리자 제임스 고드프리 박사는 "이 카메라는 원래 공학적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현재 300만㎞ 떨어진 곳에서 화성 주위를 도는 탐사선에 장착돼 있다"며 "이런 시도를 해본 적이 없어 100% 성공을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꽤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화성 사진들을 보면 며칠 전에 촬영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화성의 '지금' 모습에 최대한 근접한 화성을 볼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생중계에서는 화성은 물론 화성에 걸린 구름을 비롯한 다양한 모습이 공개됐다.
ESA는 “지구 밖 심우주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파가 화성에서 지구로 전송되는 데 17분이 걸리고, 이를 다시 유튜브에 올리는 데 1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생중계된 화성 사진이 실제로는 18분 전의 화성 모습인 셈.
화성처럼 멀리 있는 행성들을 실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우주선들이 보통 지구 지상국 안테나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관측 또는 데이터 수집을 하기 때문이다. 우주선들은 대부분 관측 데이터를 저장했다가 수 시간 또는 며칠에 한 번씩 지구로 전송한다.
우주에서 촬영한 라이브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던 경우는 아폴로 임무 때 지구 모습이나 달 표면을 걷는 우주비행사 모습,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달에 충돌 실험을 한 '쌍소행성 궤도조정 실험'(DART)과 달크레이터관측위성(LCROSS) 임무 등 극히 일부뿐이다.
ESA측은 "과학자들이 지난 몇 달 동안 화성의 고품질 이미지를 1시간 동안 실시간 스트리밍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며 "ESA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중계에 여러분도 참여해 마스 익스프레스의 20번째 생일을 축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