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전 세계에서 우주쓰레기 추락사고가 최근 5년간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에만 2000개가 넘는 우주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은 물론 한반도를 위협할 수 우주파편들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우주쓰레기의 위협이 커지면서 인공우주물체의 추락으로 인한 피해를 법률상 재난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천문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인공 우주물체 잔해물(우주 쓰레기)은 지난해 2461개로, 전년(534개)보다 360.8% 증가했다. 최근 5년 간 884% 이상 증가했다. 우주쓰레기는 고장, 임무종료 등으로 인해 발생한 인공위성 파편과 같은 물체를 지칭한다.
현재 지구 상공에는 고장이나 임무 종료된 2991대의 인공위성을 포함해 총 1만8997개의 우주 쓰레기가 떠돌고 있다.
최근 5년간 지상으로 추락한 우주 쓰레기는 2018년 250개, 2019년 330개, 2020년 422개, 2021년 534개, 2022년 2461개로 매년 증가했다. 5년 새 지상으로 떨어진 잔해물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민간까지 우주산업에 뛰어든 만큼 인공위성은 앞으로 더 많이 발사되고, 우주 쓰레기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에서 발사된 인공 우주물체는 2018년 551대, 2019년 532대, 2020년 1355대, 2021년 1876대, 2022년 2468대로 최근 5년간 346.8% 증가했다. 최근 초소형 위성과 군집 위성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인공위성 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인근에도 올해 1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인공위성 잔해물이 추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돼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우주위험대책본부를 소집해 대비했다.
인공우주물체 추락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능 오염과 건물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NASA 인공위성 추락을 계기로 우주물체 재난 매뉴얼을 새로 마련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폭발하면서 텍사스주 동부에 8만개 이상의 파편이 추락해 수천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20년 중국의 ‘롱 마치 5B’ 로켓 잔해물로 마을 일부가 파손됐다.
한반도에 위협이 될 수 있었던 인공 우주물체 추락 사례는 총 8건이다. 독일 위성 ‘뢴트겐’이 2011년 처음 한반도 주변으로 떨어졌고, 이후 러시아 ‘포보스-그룬트’, 유럽우주청(ESA) ‘고체’, 러시아 ‘프로그레스 M-27M’, 중국 ‘톈궁 1·2호’, 미국 지구관측 위성이 한반도를 지나거나 주변으로 추락했다.
김영주 의원은 인공 우주물체 추락·충돌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에 포함하는 내용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도 법안 취지와 내용에 수용의견을 밝힌 상태다.
현행법상 인공위성 추락은 재난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행성·유성체 등 자연 우주물체로 발생하는 피해는 자연재난으로 규정돼 있지만, 인공위성·우주선과 같은 인공 우주물체 관련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김영주 의원은 "한국은 인구밀집도가 높아 우주 쓰레기 추락 시 큰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우주 쓰레기 추락 피해를 사회재난에 포함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재난 안전관리 특별교부세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