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브라질 영부인이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공개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CNN방송과 브라질 매체 G1 등은 18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아내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영부인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욕설을 내뱉었다고 보도했다.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16일 한 행사에 참석해 가짜뉴스를 억제하기 위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연설 도중 갑자기 배의 경적 소리가 들리자 그는 “일론 머스크인가 보다. 난 당신을 두려워하지 않아. 엿 먹어 일론 머스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머스크는 웃는 이모티콘으로 대응했다. 그는 또다른 게시물에선 “그들(룰라 대통령 부부)은 다음 선거에서 질 것”이라며 뼈있는 답변을 남겼다. 브라질의 다음 대선은 2026년 치러진다.
다시우바 영부인이 머스크를 욕한 것은 지난해 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이 해킹을 당한 데다, X가 올해 한 달 이상 브라질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다시우바 영부인의 계정은 해킹을 당한 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외설적인 사진과 모욕성 게시글로 도배됐다. 12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다시우바 영부인은 큰 곤혹을 치러야 했다. 이어 X와 머스크에 소송을 제기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머스크가 “누군가 비밀번호를 알아낸 게 어떻게 우리 책임인지 모르겠다”며 맞받아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확산했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8월 엑스가 거짓뉴스를 퍼뜨리는 계정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40여일 동안 브라질 전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거짓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합법적 조처라며 대법원의 명령을 환영했다. 또한 머스크 CEO는 룰라 대통령의 정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이날 행사에서 호잔젤라 여사가 욕설을 날린 것을 두고 영부인으로서 공식석상에서 부적절한 언행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잔젤라 여사 측은 주요 외신들의 논평 요구에 답변하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은 두 명의 부인과 사별한 뒤 2022년 5월 호잔젤라 여사와 재혼했다.
이 사건은 머스크가 엑스로 인해 특정국가와 충돌한 대표적 사례다. 호주와 영국 정부도 온라인 허위 정보 확산을 막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도 연초 "브라질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현지 법률을 따라야 한다. 머스크의 세계 최고의 부자라고 해서 그의 극우 이념을 묵과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