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글로벌 커피왕국' 스타벅스가 새 사령탑으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를 선택했다.
스타벅스는 13일(현지시간) 내러시먼 CEO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니콜 치폴레 CEO를 차기 스타벅스 CEO 겸 이사회 집행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일자는 9월 9일이며 그때까진 레이첼 루게리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직을 수행한다.
2023년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어왔던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취임 17개월 만에 물러난다. 사임한 내러시먼 CEO는 글로벌 음료기업인 펩시에서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CO)를 지내고, 스타벅스 CEO로 임명되기 직전에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인 레킷벤키저 CEO를 맡은 바 있다.
인도계 미국인인 내러시먼 CEO는 취임 전 매장에서 40시간의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스타벅스의 상징인 녹색 앞치마를 두르고 매장 근무도 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실적이 곧 능력인 비즈니스세계에서 실적 반등에 실패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브라이언 니콜이 누구길래 CEO 교체 발표가 나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타벅스 주가는 24.5% 이상 급등한 9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회사가 1992년 시장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이다. 이날 시가총액 증가분만 200억달러를 넘는다고 WSJ은 조명했다. 반면 하루아침에 유능한 수장을 잃을 처지에 놓인 치폴레 주가는 7.5% 하락했다.
스타벅스가 새CEO를 구원투수로 투입한 배경에는 고물가와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매출 부진에 있다. 특히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터진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군과 정부에 자금을 댄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타벅스 동일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으며, 본거지인 북미 시장 매출도 2%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러시먼 CEO 취임 이후 스타벅스 주가가 전날까지 20% 넘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니콜 신임 CEO는 2018년부터 치폴레를 이끌어 오며 성공적인 경영 혁신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치폴레를 이끄는 동안 기업 이익은 약 7배 늘었으며, 주가는 약 800% 상승했다. 니콜 CEO는 멕시칸 그릴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를 시가총액 100조원 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 인물로 '100조원의 사나이'로 불린다.
니콜 CEO는 치폴레를 이끌기 전부터 피자헛과 타코벨 등 다른 요식업 기업에서도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성공 신화를 써왔다. 특히 타코벨과 치폴레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매장 운영을 개선해 방문객 수를 늘린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멜로디 홉슨 현 스타벅스 이사회 의장은 "브라이언의 경이로운 이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그는 풍부한 경험을 지녔고 혁신 및 성장을 주도하는 입증된 경력을 가진 문화 전달자"라고 평가했다.
'커피 황제'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도 "브라이언의 리더십에 오랜 기간 감탄해왔다"며 "그가 갈림길에 서 있는 스타벅스에 필요한 리더라고 믿는다. 그를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희망의 바람을 피력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도 CEO 교체 소식을 환영했다. 엘리엇은 이날 성명을 내 "우리는 지난 두 달간 스타벅스 이사회와 함께 회사의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했고, 오늘 발표가 그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니콜의 선임을 환영하고 이사회와 지속해서 협력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WSJ는 엘리엇을 비롯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최근 스타벅스 지분을 사들이며 사측에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 혁신을 압박해왔다고 보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