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가 비공개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방문했다. 그는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엑스(X)에 반유대주의 콘텐츠가 더 적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와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2일(현지 시각)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유럽 유대인협회(EJA) 토론회에 참석해 "외부 감사 결과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X에 반유대주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가 있었다면 나치는 가장 먼저 언론과 정보 전달 수단을 막았을 것"이라며 "끊임없이 진실을 추구하고 법을 어기지 않는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허용하는 게 X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 아우슈비츠 학살 사건에 대해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슬프고 비극적"이라면서 "소셜미디어가 있었다면 이를 숨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날 토론회를 앞두고 자신의 3살 아이 엑스아이(X Æ A-Xii)와 유대계 보수 논객 벤 샤피로, 랍비(유대교 율법학자)인 메나헴 마골린 유럽유대인협회(EJA) 회장,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기돈 레브(88) 등과 함께 폴란드 크라쿠프 근교 오시비엥침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방문했다. 머스크는 이곳에서 추모 촛불을 켜고 묵념한 뒤 대량 학살이 발생한 '죽음의 벽'에 헌화했다.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 독일이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한 강제수용소 중 가장 악명 높은 곳이다. 이곳에서 약 110만명이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유대인이었으며, 이 외에 폴란드인, 집시, 소련인 전쟁 포로 등이 포함됐다.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X에 반유대주의 메시지를 용인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11월15일 ‘유대인 공동체가 백인들의 증오를 부추긴다’는 내용의 반유대주의 음모론 게시글에 “실체적 진실을 말했네요”라고 댓글을 달아 논란을 불렀다.
이후 백악관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고, 머스크는 이후 사과하며 이 발언이 자신이 쓴 "가장 바보 같은" 댓글이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反) 명예훼손연맹(ADL)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X에 반유대주의 게시물의 수가 900%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이후 미디어 감시단체 미디어매터스가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여러 X 계정에서 IBM, 애플, NBC유니버설, 오라클 등 주요 기업들의 광고가 노출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IBM, 애플, 디즈니,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미디어그룹 컴캐스트, 파라마운트글로벌, 영화 제작·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등은 X에 대한 광고 집행을 중단하며 X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었다.
이후 머스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스라엘의 키부츠(집단농장)를 방문하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가족과 면담하는 등 반유대주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스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방문은 자신을 둘러싼 반유대주의 논란을 수습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